한학자 총재 "17일 특검 자진출석"…특검 "알아서 하면 될일"
3차례 불출석 후 특검 체포영장 검토 '강수'에 출석의지 강조

특검, 원칙론 속에 "출석시 조사하게 될 가능성도 있어"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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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통일교 총재, 또 특검 불출석…오늘 중 사유서 제출 (서울=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출석 요구에 재차 응하지 않을 방침으로 파악됐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 총재 측은 오는 11일 소환 조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이날 중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 총재. 2025.9.10 [통일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오는 17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자진 출석한다고 16일 밝혔다.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한 각종 청탁, 권성동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제공 의혹 등에 관한 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한 총재 측은 이날 연합뉴스에 "17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응할 것"이라며 "비록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진 못했지만 특검팀 앞에 약속한 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과의 사전 협의는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 총재는 지난 8일, 11일, 15일 특검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심장 시술에 따른 건강 문제를 이유로 모두 불출석하며 17일이나 18일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알렸다.

이에 특검팀은 매번 조사 직전에 일방적으로 불출석한 한 총재 측과 더는 소환 일정을 조율하지 않겠다고 원칙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팀 관계자는 "피의자 측의 자진 출석 의사와 상관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일정을 검토하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 총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조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 총재 측은 체포될 수 있다는 위기가 현실화하자 출석일을 17일로 못 박으며 수사에 협조할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 총재의 자진 출석과 관련해 "피의자 측에서 알아서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우리가 필요한 조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인 만큼 (실제로 출석한다면) 조사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윤씨, 전씨, 김 여사의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본인의 목표였던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했다고 적시됐다.

윤씨 공소장에는 윤씨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청탁과 금품 제공 행위가 윤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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