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5일 한학자 총재에 3차 소환통보…김건희 통신내역 확보(종합2보)
한 총재, 건강 이유로 두 차례 출석 불응…'조사 회피' 판단시 체포영장 가능성

해병 특검팀서 휴대전화 통신내역 확보…선상파티 등 2023년 7∼9월 통화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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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 [통일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영섭 강태우 이의진 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두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오는 15일 나와 조사받으라고 다시 통보했다.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들이 건강상 사유로 불출석 사유를 제출했다. 이에 세 번째 소환을 통보했다"며 "다음 소환 조사 예정 일시는 15일 오전 10시"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다른 공적 인물과 마찬가지로 한 총재를 공개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한 총재가 출석 요구에 응하면 여느 주요 피의자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서게 된다.

특검팀은 지난 8일과 11일 두차례 출석일을 지정해 통보했으나 한 총재는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모두 불응했다.

지난 4일 심장 관련 시술을 받은 뒤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밑도는 등 건강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총재 측은 건강 상태를 입증하기 위해 구체적인 수치 자료도 불출석 사유서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의 갑작스러운 심장 시술이 소환을 피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통일교 측은 "한 총재는 평소 심장에 무리를 느껴 왔고, 시술을 계속 권유받아 왔다"며 "시술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특검팀이 세 번째 출석요구에도 불응할 경우 자진해 조사받을 의사가 없다는 판단 아래 체포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총재 측은 조사를 피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총재 측은 연합뉴스에 "특검 측에 건강이 회복되는 즉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구속기소)와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18일 가평에 있는 한 총재 거처 '천원궁'과 서울 용산구 소재 한국본부 등 통일교 시설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권 의원과 전씨 등 주요 관계자를 차례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윤씨와 김 여사를 먼저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한 총재와의 연관성을 적시했다.

윤씨 공소장에는 윤씨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여사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본인의 목표였던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했다고 적혔다.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청탁과 금품 제공 행위가 윤씨 개인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 총재는 지난달 말 교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 및 금전 거래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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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사 마친 김건희 여사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한편 특검팀은 이날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가진 김 여사 개인 휴대전화의 통신 기록을 가져오기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통상의 강제적 압수수색이 아니라, 기관 간 개인정보가 포함된 수사 자료를 넘겨받으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형태를 취했다. 해당 통신 기록 기간은 2023년 7∼9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통신 기록은 순직해병 특검팀 출범 전 관련 사건 전반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먼저 확보했고 이후 특검팀이 출범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지난 7월 공수처가 이를 이첩했다.

김건희특검팀이 확보한 2023년 7∼9월 통신 기록은 현재 수사 중인 '해군 선상파티'와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사건 무마' 의혹이 벌어진 시기와 겹친다.

이에 특검팀은 통신 기록에서 김 여사의 구체적인 개입 여부를 파악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선상파티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3년 8월 해군 지휘정인 귀빈정에서 파티를 즐겨 군용 자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게 뼈대다.

특검팀은 선상파티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와 김성훈 전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을 대통령경호법 위반(직권남용 금지) 혐의로 수사하고 있으며, 관련 수사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5일 경호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는 2023년 7월 김 전 비서관 자녀 학폭 발생 직후, 교육부 차관과 8분여간 통화해 무마 지시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성남교육지원청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부당 외압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 밖에도 특검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핵심 인물과의 통화 여부뿐 아니라 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통일교 인사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고위직 임명과 같은 쟁점 사안이 통화 내용에 포함돼 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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