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 책임론'에 집중된 오송참사 청문회, 보고서 결과는
범여권 "재난관리 결함…최고책임자 책임 없다는 검찰 판단 의문"

국힘 "새로운 사실 없어" 김영환 지사 옹호…25일 국정조사 종료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김영환 충북지사의 책임론과 그를 불기소한 검찰 수사의 적절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틀 뒤면 한 달간의 오송참사 국정조사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최종 보고서에 김 지사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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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김영환 충북지사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김영환 충청북도 도지사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3 hkmpooh@yna.co.kr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3일 이번 국정조사의 핵심 일정인 김 지사 등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한 범여권 의원들은 김 지사의 참사 당일 행적 등을 토대로 김 지사와 충북도의 부실 대처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또 검찰 수사 결과 이범석 청주시장 등 관계 공무원 45명이 기소된 반면 김 지사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부실 수사라는 지적을 이어갔다.

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충북도의 재난관리상 결함이 있었음에도 해당 시설(궁평2지하차도) 및 기관의 실질적 지배 운영 관리의 최고책임자인 김 지사에게 책임이 없다는 검찰의 판단은 의문점이 든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인 같은 당 양부남 의원은 "김 지사에 대한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의 쟁점은 재난 발생 시 안전 보고 관리 체계를 구축한 이후 조치를 했느냐, 안 했느냐"라면서 "검찰은 김 지사가 의무를 다 이행했다고 봤지만, 법문에서 말하는 이행 조치의 의미를 넓게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반면 김 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서범수 의원은 "수사 및 관계 기관에 (의원) 본인의 의사를 강요하듯이 질문하고 답변을 유도하면 안 된다"며 양 의원의 발언에 이의를 제기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도 "이번 국정조사에서 검찰 수사와 다르게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게 있느냐"고 반문한 뒤 "단체장에게 추상적인 의무 위반까지 책임을 묻는다면 충북도뿐만 아니라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 나아가 국무총리, 대통령까지도 과실의 범위를 확장해야 할 것"이라며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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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청문회에 출석한 참사 당시 실무관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3일 국회에서 열린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사 발생 당시 행정복합도시 건설청과 충북도청 자연재난과에서 근무했던 주무관들이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9.23 hkmpooh@yna.co.kr

이 같은 의원들의 공방에 김 지사는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고, 저에게 책임 없다고 한 적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열린 국정조사 현장조사에서도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만, 실질적인 책임 문제는 법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한 바 있다.

청문회 개최로 지난달 27일 시작된 오송참사 국정조사의 주요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오는 25일 채택 예정인 최종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정가에선 국정조사 보고서에 김 지사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이 강조되는 내용이 담긴다면 유족 측이 대전고검에 제기한 불기소 처분 항고 사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송참사 수사를 지휘한 박영빈 전 청주지검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지사에 대한 무혐의 처분에 대해 항고가 이뤄져 현재 대전고검에서 사건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공판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은 없는지 모든 상황을 고려해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오송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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