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청량사, 천년의 바람 속에 깃든 원효의 도량 사진: 청량사 전경

가을빛이 짙어질 무렵, 봉화의 청량산을 따라 오르니 하늘이 한층 가까워진 듯하다. 능선마다 푸른 기운이 감돌고, 그 품 안에 청량사가 고요히 자리한다. 이곳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의 말사로, 663년(문무왕 3)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함께 창건했다고 하지만, 그 시기 의상이 당나라 유학 중이었기에 원효의 창건설이 더욱 타당하다. 천삼백여 년이 흐른 지금도 이 도량에는 신라불교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청량산의 연화봉 아래에는 내청량사, 금탑봉 아래에는 외청량사가 있다. 두 절은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신앙으로 이어져 있으며, 내청량사는 유리보전을 중심으로 한 본사격 도량, 외청량사는 응진전으로 불린다. 산길을 오르는 동안 솔바람이 뺨을 스치고, 사찰로 향하는 길목마다 맑은 기운이 흐른다. 그 길 위에서 수행자들의 염송이 은은히 들려오는 듯하다.

청량사 법당에서 법회를...

유리보전은 조선 후기 불전 건축의 품격을 간직한 건물로, 1974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법당 내부에는 약사여래, 지장보살, 문수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특히 약사여래상은 국내 유일의 종이불(紙佛)로서, 신앙과 예술의 조화를 상징한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 부드러운 선과 자비로운 눈빛은 여전히 중생을 품는 듯 따뜻하다.

청량산의 연화봉 아래에는 내청량사, 금탑봉 아래에는 외청량사가 있다. 두 절은 떨어져 있지만 하나의 신앙으로 이어져 있으며, 내청량사는 유리보전을 중심으로 한 본사격 도량, 외청량사는 응진전으로 불린다. 산길을 오르는 동안 솔바람이 뺨을 스치고, 사찰로 향하는 길목마다 맑은 기운이 흐른다. 그 길 위에서 수행자들의 염송이 은은히 들려오는 듯하다.

유리보전은 조선 후기 불전 건축의 품격을 간직한 건물로, 1974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법당 내부에는 약사여래, 지장보살, 문수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특히 약사여래상은 국내 유일의 종이불(紙佛)로서, 신앙과 예술의 조화를 상징한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 부드러운 선과 자비로운 눈빛은 여전히 중생을 품는 듯 따뜻하다.

볼수록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청량산 청량사


금탑봉 아래 자리한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며 수도했다는 전승이 남아 있다. 전각 안에는 16나한상과 노국대장공주상이 함께 봉안되어 있으며, 고려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 주변에는 의상대와 의상봉, 그리고 최치원이 이 물을 마시고 총명해졌다는 전설의 총명수가 있다. 청량산의 이름처럼 그 물맛은 서늘하고 맑으며, 산사의 고요함 속에서 마음 또한 맑게 가라앉는다.

청량산 청량사는 단순히 오래된 절이 아니라, 원효의 사유와 수행, 그리고 신라불교의 생명력이 깃든 도량이다. 청량한 산세와 고즈넉한 바람 속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자신 안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진정한 청정의 의미를 되새긴다. 천년의 바람이 머무는 이곳, 청량사는 지금도 살아 있는 불교문화의 보고이자, 인간의 마음이 다시 고요로 돌아가는 길 위의 성소이다.

박정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