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남긴 불멸의 기록…마무리 투수의 역사 그 자체
KBO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통산 427세이브
은퇴 경기서 최형우와 마지막 맞대결…738경기 803⅔이닝으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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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마운드'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9회 초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5.9.30 mtkht@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왕' 오승환(43)은 다른 선수들보다 프로 데뷔가 늦었다.
경기고 재학 시절 팔꿈치 부상 탓에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오승환은 2001년 단국대에 진학해 그해 11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오승환은 긴 재활을 거쳐 3학년 가을부터 마운드에 섰고,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당시 선동열 삼성 감독의 눈에 띈 오승환은 2005년 4월 3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를 통해 프로 데뷔했다.
그는 12-2로 앞선 8회초 마틴 바르가스, 김진웅, 강영식, 박석진에 이어 5번째로 등판했다.
첫 프로 상대는 조효상. 초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집어넣은 뒤 2구째 공으로 3루 직선타 처리했다.
이후 박정준을 1루 땅볼로 처리했고, 신명철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첫 세이브는 2005년 4월 27일 대구 LG 트윈스전이었다.
3-1로 앞선 8회초에 두 번째 투수 강영식이 실점하자 선동열 감독은 오승환을 투입했고, 오승환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프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해 오승환은 7월부터 주전 마무리 투수를 맡았고, 61경기에 등판해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18을 기록했다.
그는 세이브 전체 6위에 오르면서 10세이브 이상을 올린 7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프로 첫해 정규리그 신인왕,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상(MVP)은 오승환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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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완벽 마무리 see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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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데뷔 2년 차에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이자, 프로 통산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47세이브를 올렸다.
이 기록은 2017년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외국인 투수 데니스 사페이트(54세이브)가 깰 때까지 11년 동안 유지됐다.
2010년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오승환은 2011년 복귀한 뒤 다시 강한 돌직구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1년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인 47세이브를 올렸고, 2012년 7월 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228번째 세이브를 달성해 김용수가 보유하던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깨뜨리고 새 기록을 수립했다.
2014년 진출한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끝판 대장, 돌부처의 위용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4년 한신 타이거스에서 39세이브, 2015년 41세이브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특히 선동열 감독이 1997년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달성한 한국인 일본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38세이브) 기록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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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오승환, 허벅지 통증으로 정규시즌 아웃 (교도=연합뉴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26일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한국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오른쪽 허벅지 안쪽 내전근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사실상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사진은 2015년 5월 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 2015.9.26 photo@yna.co.kr
2014년 7월 21일엔 한국 선수 최초로 한일 4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오승환은 시즌 초반 중간 계투로 나서다가 7월 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미국 무대 첫 세이브를 올렸다.
한국 선수가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세이브를 올린 건 처음이었다.
그는 그해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고, 2019년까지 4시즌 동안 총 42세이브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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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15세이브 달성…1이닝 2K 무실점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즌 15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오승환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MLB) 신시내티 레즈와 방문경기에 팀이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2020년 8월 1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한미일 통산 408세이브를 올려 종전 아시아 최고 기록이던 이와세 히토키(은퇴)의 407세이브를 넘어섰다.
2023년 6월 6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최초의 한미일 프로야구 통산 500세이브 고지를 밟았고, 2023년 10월 14일 SSG 랜더스전에선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해에도 27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마지막 해인 2025시즌 11차례 등판에서 더는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7월 8일 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1군에서 내려온 뒤 8월 6일 구단을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승환은 은퇴 발표 이후에도 손에서 공을 놓지 않았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통산 550세이브를 목표로 훈련을 이어갔다.
그러나 삼성이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펼치면서 등판 기회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오승환은 2025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홈 경기인 30일 KIA와 은퇴 경기에서 KBO리그 개인 통산 738경기째, 한미일 통산 941번째 정규리그 등판에 나섰다.
그는 5-0으로 벌어진 9회초 등판해 대타로 나온 절친한 후배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면서 길었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는 오승환의 마지막 공식 등판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10월 3일 광주에서 KIA와 정규리그 최종전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 경기에 오승환이 등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지막 세이브 기록은 지난해 8월 11일 KIA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만 42세 42일)로도 남게 된다.
오승환은 738경기 44승 33패 427세이브 19홀드 803⅔이닝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을 새기며 프로야구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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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호흡'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의 오승환이 아들 오서준의 시구를 받은 뒤 함께 승리 퍼포먼스를 취하고 있다. 2025.9.30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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