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냉가슴…'부동산 공세'에도 국힘 서울 지지율 20% 정체
코스피 기록적 경신에 여권 비판 여론 약화…尹부부 이슈도 악영향

"부동산 정책 부작용 차차 드러날 것"…부동산·김현지 공세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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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대표, 상계 5구역 재정비촉진구역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한 뒤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24 yatoy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민의힘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서민의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정작 민심 지표인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속앓이하고 있다.

여권에서 "서울 바닥 민심이 최악"이라는 말이 나오고 당도 부동산 정책으로 수도권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휘발성이 큰 부동산 이슈를 두고 아직 민심 이반의 흐름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24일 내놓은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5%를 기록했다. 특히 10·15 대책으로 초강도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의 경우 지지율이 20%에 그쳤으며 인천·경기도 22%로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 '15억 정도는 서민 아파트'(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복기왕 의원)라는 여권 인사들의 잇단 실언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 수위가 높아졌다는 당의 평가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체감 민심'과 여론조사 수치상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 당내에서는 우선 '코스피 불장' 상황이 거론된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에 따라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혜택을 보면서 집값 문제에 대한 불만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당 관계자는 "현재 정부·여당의 지지율의 한 70% 정도는 코스피가 만드는 것 같다"며 "일종의 기저효과로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여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누그러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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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 추궁하는 양문석 의원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용상 착석 의혹에 관해 추궁하고 있다. 2025.10.22 utzza@yna.co.kr

당에서는 이와 더불어 국정감사 중에 자극적인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보도가 계속된 것도 당 지지율 정체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감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명성황후 침전에 들어갔다거나 김 여사가 용상(왕의 의자)에 앉았다는 것 등과 같은 사실이 더불어민주당발로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다 장동혁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면회를 한 것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김 여사에게 샤넬 가방과 고가의 목걸이를 전달했다고 증언한 것 등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도부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치적으로는 국민의힘과 윤 전 대통령이 한 세트로 보이는 상황이, 경제적으로는 주식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 여권의 '독재'와 실정을 가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부동산 문제가 결국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급 문제가 단기에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초고강도 규제로 집값이 오르면서 이른바 '문재인 시즌 2'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를 위원장으로 한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위를 꾸린 데 이어 지난 24일 서울 노원구 상계5재정비촉진구역을 찾아 재개발 현장 민심을 공략했다.

이번 주에는 청년 세대와 신혼부부들을 만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 구입 애로사항을 듣고, 재건축조합과의 간담회 개최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김현지 대통령실 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재차 압박하면서 이른바 '만사현통' 의혹을 계속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 시선을 윤 전 대통령 부부라는 '과거 권력'에서 김 부속실장이라는 '현재 권력'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과 부작용이 아직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여권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김 부속실장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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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또 사상 최고치 경신 마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6.03p(2.50%) 오른 3,941.59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11.05포인트(1.27%) 상승한 883.08로 거래를 마쳤다. 2025.10.24 nowwego@yna.co.kr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 12.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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