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원 초코파이 절도' 재판…검찰 시민위 비공개 심의 시작
전주지검서 오후 2시부터 진행…이례적인 '선고유예'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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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와 커스터드 [디지털콘텐츠부 촬영]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피해금 1천50원으로 논란이 된 이른바 '초코파이 절도 사건' 재판에 대한 시민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열렸다.
전주지검은 27일 오후 2시에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시민위원회를 비공개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검찰 시민위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폐해를 견제하고 관련 사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 도입된 제도로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공소제기, 영장 청구의 적정성을 심의한다.
전주지검에 따르면 이날 시민위에는 학계와 법조계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된 10∼12명의 위원이 참여한다.
위원들은 시민위 결정 사항을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설명을 듣고 나서 각자 의견을 개진하게 된다.
피고인의 신상이나 수사 과정 등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논의를 진행하므로 회의에서 나온 내용은 비밀에 부쳐진다.
숙의 끝에 시민위의 의견이 모이면 심의의견서에 각 위원이 서명하고 이 결과는 즉시 전주지검장에게 보고된다.
다음부터는 검찰의 시간이다.
대검찰청 예규인 검찰 시민위원회 운영 지침에는 '시민위의 심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시민위의 의견이 검사의 결정을 기속(羈束·얽어맴)하지는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전주지검의 전향적인 태도로 미뤄 검찰이 이날 시민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항소심에서는 1심과 다른 구형량을 법정에서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초코파이 절도사건의 피고인인 A씨는 1심에서 형법에 규정된 벌금형의 최저치인 벌금 5만원을 받았으므로, 매우 이례적으로 선고유예나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구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검사도 시민위에 사건 내용만 설명하고 회의 자리를 나오기 때문에 추후 논의 과정은 모른다"며 "이는 위원들의 자유로운 심의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위는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최종 의견이 나오기 전까지는 검찰에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시민위 의견을 향후 공판 단계에서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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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디지털콘텐츠부 촬영]
초코파이 절도사건은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 보안업체 직원인 A씨가 지난해 1월 18일 사무실의 냉장고 안에 있던 초코파이와 커스터드를 꺼내먹은 죄로 1심에서 벌금 5만원을 받은 사건을 말한다.
A씨는 경비업법에 따라 절도죄로 유죄를 받으면 직장을 잃을 수 있어 항소하고 무죄를 다투고 있다.
시민위 개최 이후 오는 30일에 열리는 A씨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추가 심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변론 종결이 예상된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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