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둑소녀' 스미레, 효림배 우승…한국서 첫 공식 타이틀
효림배 결승서 정유진 5단에게 247수 만에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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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 4단이 한국기원 이적 후 처음 공식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국에서 객원 프로기사로 활동 중인 일본의 '천재 바둑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16) 4단이 첫 공식 타이틀을 획득했다.

스미레는 6일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효림배 미래 여제 최강전 결승에서 정유진(19) 5단에게 24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흑을 잡은 스미레는 중반 전투에서 상변 백 대마를 잡아 일찌감치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승리를 낙관하다 하변 흑 대마가 공격당하며 사활이 위태로워졌다.

역전패가 아른거리는 상황이었지만 스미레는 정유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오히려 중앙 백대마를 포획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스미레는 2024년 3월 한국기원으로 이적한 뒤 처음 공식 대회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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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레(오른쪽) 4단이 정유진 5단을 꺾고 효림배에서 우승했다.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9년 4월 일본기원의 영재 특별 채용으로 프로기사가 된 스미레는 2023년 여류 기성전에서 13세 11개월 나이로 우승을 차지해 일본 바둑 사상 최연소 타이틀 기록을 세웠다.

이후 한국으로 이적한 스미레는 지난해 비공식 대회인 국제바둑춘향 선발대회에서 우승했으나 공식 대회에서는 준우승만 세 번 기록했다.

효림배는 2003년 이후 출생 여자 프로기사 18명이 참가해 차세대 여자 바둑의 일인자를 가리는 대회다.

스미레는 우승 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만족한다"며 "다만 오늘 대국은 좀 더 쉽게 마무리했어야 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효림배 우승 상금은 1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400만원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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