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영산재 봉행…"산자·죽은자 모두 진리로 이고득락"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국가무형유산…천수바라 등 눈길
이 대통령 "갈등·분열로 신음하는 시대에 화합·상생의 빛" 축사 전해
X
광화문 광장에서 영산재·국제수계대법회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4회 태고종 영산재 및 국제수계대법회가 열리고 있다. 2025.11.8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유산인 영산재(靈山齋)의 가치를 알리고 재조명하는 대규모 행사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8일 열렸다.
한국불교태고종은 이날 서울 광화문 육조 광장 특설무대에서 제4회 태고종 영산재 및 국제수계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태국·미얀마·스리랑카·중국·베트남·네팔 등 외국 불교 고승들이 함께했다.
영산재는 사람이 죽은 지 49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제사인 49재의 한 형태이며 영혼이 불교를 믿고 의지함으로써 극락왕생하게 하는 의식이다.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한 영산회상을 재현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보존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명종 5타, 태고종 종정 운경스님과 총무원장 상진스님등 주요 승려가 법회장으로 입장하는 종사이운으로 시작했다.
본 의식에서는 삼귀의례, 반야심경 봉송, 운경스님의 법어 등이 이어졌다.
상진스님은 봉행사에서 영산재에 대해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 즉 산 자와 죽은 자 모두가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이고득락(離苦得樂·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을 얻음)의 경지에 이르는 데 참뜻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대독한 축사에서 "영산재는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던 부처님을 친견하는 장엄한 의식"이라며 "음악과 노래, 춤, 깊은 염원이 함께 어우러진 이 의식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을 넘어 갈등과 분열로 신음하는 이 시대에 화합과 상생의 빛을 전하는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 불교의 높은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 시민들과 세계인 모두가 한국 불교문화를 함께 향유하는 열린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산재에서는 전통 악기가 연주되는 가운데 천수다라니(千手陀羅尼)를 부르면서 도량을 정화할 때 추는 춤인 천수바라, 부처를 예로써 청하는 거불 의식 등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