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족회장-국힘 장동혁 대표 면담…유족회 내부 반발
양재혁 회장, 지난 6일 장 대표 광주 방문 당시 병원서 비공개 면담

공법3단체, 장 대표와 간담회 않기로 합의…"내란정당 면담은 독단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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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힘 대표 광주 방문 규탄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족회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장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오월 단체 안팎에서 "만나지 않겠다"는 의견이 모아졌음에도 양 회장이 독단적으로 움직였다는 이유에서다.

16일 유족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지난 6일 광주 서구의 한 병원에서 장동혁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양 회장은 최근 낙상 사고로 부상을 입어 입원 중이었으며 장 대표와 당 지도부가 이 사실을 듣고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장 대표에게 계엄 상황으로 상처받은 광주 시민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12·3 계엄 사태'로 시민들의 기억과 아픔이 되살아난 상황을 언급하며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에도 보훈특별위원회 같은 기구가 설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장 대표는 애초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와 5·18기념재단 대표들과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단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내부 합의를 마친 상태였다.

유족회 이사회에서도 장 대표와의 만남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양 회장이 단체 결정과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자 내부에서는 "이사회 결정을 어기고 단체 대표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유족회 한 회원은 "다른 단체장들과 충분히 논의했고 단체 내부에서도 만나면 안 된다고 결론을 냈음에도 양 회장이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과 면담한 것은 5·18 유족회의 명예를 훼손한 독단적 행동"이라며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해임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측이 예고 없이 병원을 찾아와 의도치 않게 비공개 면담이 이뤄졌다. 따로 병문안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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