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리베로' 여오현 IBK 감독대행의 기분좋은 사령탑 데뷔전
감독대행 신고식 경기서 흥국생명전 3-0 완승 지휘…7연패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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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지시하는 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선수 때도 이렇게 물세례를 안 받아 봤는데….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준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수비해 주고 공격수들도 뚫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사령탑에 오른 '영원한 리베로' 여오현(47) 감독대행은 26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25-2026 V리그 홈경기에서 3-0 승리를 지휘한 뒤 선수들로부터 물세례를 받았다.

김호철 전 감독이 올 시즌 1승 8패의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한 후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 치른 경기에서 7연패 사슬을 끊었기 때문이다.

작년 4월 기업은행의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여 감독대행은 남자 배구에선 선수 시절 '레전드'로 통했다.

여 감독대행은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부터 2023-2024시즌까지 무려 20시즌 동안 리베로로 뛰며 남녀부를 통틀어 역대 최다인 625경기에 뛰었다

또 리시브 정확 1위(8천5개)와 디그 성공 1위(5천219개)에 오르며 최고의 리베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지난 22일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0-3 패배를 당해 7연패(1승 8패) 부진에 빠진 후 김호철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자 갑작스럽게 팀을 이끌게 됐다.

그는 흥국생명전에 나선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결국 7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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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작전 지시하는 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승리 확정 후 "7연패 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우리 팀만의 색깔을 만들어 갈 생각이다. 밝으면서 열정적인 에너지가 그것이다. 경기장에서 웃으면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수비수와 세터 모두가 서로 눈빛을 보면서 해서 좋아진 것 같다"고 승리 비결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선수일 때도 그렇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파이팅해주고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라면서 "오늘은 많은 주문을 하지 않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두 가지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 공격수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을 12득점으로 틀어막은 것에 대해선 "블로킹을 많이 잡지는 못했어도 수비 라인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 수비 라인이 좋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많이 좋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웃사이드 히터진 운영에 대해선 "(알리사) 킨켈라와 육서영 중심으로 하면서 황민경이 보조해주는 쪽으로 가겠다"면서 "육서영은 (오늘처럼) 그렇게 해줄 수 있는 선수다. 국가대표이기도 하고 그 정도는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당장 (7연패를 끊어) 후련하지만, 내일 되면 다른 경기를 생각해야 하므로 다음 경기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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