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특검' 출범 초읽기…與, 지지층 여론·野 압박에 수용
지지층 과반이 통일교 특검 찬성…與 "민심 수용한다는 측면 강해"
여야 협의 착수 전망 속 진통 예상도…특검후보 추천권·수사기간 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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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앞두고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2일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12.22 eastse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최평천 안정훈 기자 =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에 대한 특검에 부정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야당의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
애초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원칙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통일교 특검 찬성 의견이 우세한 여론조사가 나온 상황에서 특검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입장을 바꾼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종합 특검은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수사하자는 취지라서 통일교 특검은 불가하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야당의 요구를) 못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민심도 그러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비공개로 열린 사전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통일교 특검 주장은 절대 수용 불가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지만 입장이 바뀐 것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며 "통일교 특검을 논의하기 위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최대한 빨리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 전환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층 과반이 통일교 특검에 찬성한 것과 맞닿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천1명을 대상으로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이 62%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7%가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답하며 국민의힘 지지층(60%)보다 특검 도입 찬성 의견이 많았다.
지지층마저 특검 도입에 전향적인 상황에서 특검에 반대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지도부 판단으로 보인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특검은 민심을 수용한다는 측면이 강하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대통령 말씀에 따라 대통령실과 지속해서 공유하고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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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울러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여야 정치권 모두를 대상으로 삼고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의 특검법 발의에 합의하며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에서는 '내란 청산'을 위한 종합 특검은 추진하고 통일교 특검을 거부할 경우 '내로남불'이라는 야권의 공세만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특히 통일교 특검 도입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 국민적 관심을 내란 청산에 머물게 하려는 여권의 전략에 득보다 실이 크고, 결과적으로 개혁 동력마저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민주당이 특검 요구를 수용하고 야당이 환영하면서 여야는 조만간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합의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특검 후보 추천권, 수사 기간, 수사 대상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2명을 추천하고 그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태의 특검 추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야당과의 협의에서 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인사를 총망라하는 것은 당연한 조건 같다"며 "민생 법안 처리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런 것조차도 사전에 카드로 쓸지 고려하지 않은 전격적 수용"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9.8%, 응답률은 10.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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