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시위 사망자 세자릿수…트럼프, 대이란 군사개입 준비 착수
머리·심장 등 조준사격…트럼프 경고한 '레드라인' 위반

"지지기반 무너진 이란정권에 강경진압 외 선택지 없어"

트럼프, 군사옵션 보고받아…'세게 때린다' 방침 속 단행여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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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시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소셜미디어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경제난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14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당국의 유혈 진압에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의료체계가 마비 수준에 이르렀고 영안실 수용 공간마저 부족해 시신들이 겹겹이 쌓여 방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혈사태 책임을 물어 군사적 개입을 시사했고 당국은 이에 따라 다수 작전 방식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정권은 지지기반의 변심과 미국의 개입 가능성으로 체제전복 위기에 몰렸지만 강경진압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궁지로 몰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들을 종합하면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지에서는 숨진 사상자들이 의료체계가 마비될 정도로 병원에 밀려들고 있다.

◇ 머리·심장에 총맞은 시위자들…이란 의료체계 마비될 정도

영국 BBC 방송이 접촉한 이란 내 3개 병원 직원들에 따르면 반정부시위가 격화하면서 병원마다 부상자와 사망자가 넘쳐나고 있다.

테헤란의 한 병원 의료진은 "젊은이들이 머리와 심장에 총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원 직원은 부상자가 너무 많아 심폐소생술을 할 시간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영안실 공간이 부족해 시신들을 겹겹이 쌓아둬야 했고 "영안실마저 가득 차자 기도실에도 시신들을 쌓아뒀다"는 참혹한 증언도 나왔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9일 밤 라슈트의 한 병원에 시신 70구가 운구됐지만, 수용 공간이 부족해 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고 전했다.

테헤란의 주요 안과 병원들은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해 응급진료만 하고 있는데도 넘쳐나는 사상자들을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 남서부 시라즈에서도 부상자를 치료할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나온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테헤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31개 주 340개 지역으로 확산했다.

일부 글로벌 매체들은 사상자가 수백명이 넘고 구금된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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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트럼프 "세게 때린다" 방침 속 군사적 선택지 고심중

이란 현지의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미국 정부은 군사개입 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시위자들을 죽이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이미 수차례 레드라인(넘으면 대가를 치를 기준)을 경고했다.

인권단체, 글로벌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사망자 규모나 시위대를 겨냥한 진압 병력의 조준사격 정황은 이같은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군사개입 옵션을 보고받고 실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든 다수 선택지에는 테헤란에 있는 비군사시설, 광범위한 군사시설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날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이란 군사작전이 단행된다면 "아픈 곳을 아주 세게 때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미국의 중동 내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군사작전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대이란 군사작전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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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지기반 무너진 이란정권엔 강경진압 외 선택지 없는듯

내부 불만과 외부의 위협이 맞물려 체제전복 위기에 몰린 이란 정권의 태도는 여전히 강경하다.

이란은 미국이 평화 시위를 폭력적인 파괴행위로 변질시켰다고 비난하며 시위대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당국은 반정부 시위를 불법·안보 위협 행위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35년간 이어져 온 통치기간 중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있으며 선택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반정부 시위가 있을 때마다 늘 무력 진압을 선택해왔다.

텔레그래프는 특정 지역에 집중됐던 그간 시위에서는 이런 시도가 먹혔지만 전국으로 확산한 지금 상황에서는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란 정권의 지지기반은 전통적 지지층인 상인들의 변심, 전국민적 시위 확산에 따라 빠르게 약화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텔레그래프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경찰 등 기존 보안조직을 못 믿어 시위 진압 통제권을 최고지도자 옹위 조직인 혁명수비대(IRGC)로 넘겼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매체들은 이란 정권이 어떤 선택을 하든 체제의 존속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치닫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란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이 군사적 개입을 단행하면 미국과 이란에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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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 앞에서 연설하는 레자 팔레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란 마지막 왕세자 등 반체제인사들에게 희망의 소식

이란의 반체제인사들에게서는 체제전복을 위한 시위의 격화,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진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던 레자 팔레비는 시위대를 독려하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레자 팔레비는 SNS를 통해 "우리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도시 중심부를 장악하는 것"이라며 시위 참여를 공개적으로 독려했다.

그는 특히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이지만 이란으로 귀국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란이 세속적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레자 팔레비는 오랜 기간 망명 생활을 해왔고 이란 내 세력도 부족한 데다 왕정복고를 바라지 않는 시각도 많은 만큼 그가 의미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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