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경』의 수행론
종상스님(본지 발행인)
Ⅰ. 서론
(불교일보=석사눌 편집위원) 불교는 깨침의 종교이다. 다시 말하면 불교의 목적은 깨침에 있다.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이 필요하다. 깨침을 위한 수단으로서 필수조건은 수행이다. 수행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심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신심과 수행, 깨침이야말로 불교의 ‘삼박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삼박자를 사람의 육신에 비유하면 깨침을 머리요, 신심은 손과 발 그리고 수행은 몸통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에 비유한다면 신심 씨앗이요, 혹은 뿌리이고 수행은 줄기와 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깨침은 꽃과 열매이다. 한 그루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에서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줄기와 가지를 통해 끊임없이 퍼 올려야 한다. 그래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흔히 불교 경전을 팔만사천대장경이라고 한다. 이 팔만사천대장경은 이 삼박자를 기록해 놓은 것과 다름없다. 다만 삼박자 가운데 어느 부분에 치중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본 논문은 불교 수행에 관한 연구이다. 특히 『능가경』의 수행론에 관한 연구이다. 『능가경』은 대승불교의 교학 체계, 나아가 수행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 관한 본격적인 선행연구는 생각보다 많이 축적되지 않은 편이다.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은 최근에 초기불교에서 선불교의 수행론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연구가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1993년부터 20여 년간 스리랑카·인도·미얀마 등지에서 빠알리어·산스크리트어·티베트어로 된 불교 원전을 공부하고 현재 고운사 화엄승가대학원 원장 소임을 맡고 있는 등현스님의 연구이다. 우리의 연구는 이 연구논저뿐만 아니라 저자인 등현 스님에게 많이 빚을 지고 있음을 미리 밝힌다.
본 논문의 연구는 ‘삼박자’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논문 형식의 서론·본론·결론의 삼박자가 아니라 본론 중에서 삼박자를 가리킨다. 본 연구의 목적은 『능가경』의 수행론 연구이지만, 이를 위한 선행작업으로써 Ⅱ편에서 「『능가경』의 성립과 유통 그리고 사상사적 위치」를 검토한다. 이것이 천 번째 박자이다. Ⅲ편에서는 본 연구의 주제인 「『능가경』의 수행론」을 보살 수행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두 번째 박자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박자로서 Ⅳ편에서 「『능가경』과 선종」을 논의한다. 다시 말하면 『능가경』 수행론의 실천적 과정을 역사적 측면에서 초기 선종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각주는 생략(이하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