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섭 동국대 교수, 국회서 경허·만공 선사 조명
국회 불자들의 신행 공동체인 국회 정각회가 4월 정기법회를 맞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고영섭 교수를 초청해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 경허 선사와 법맥을 이은 만공 선사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했다.
이번 정기법회는 국회 정각회와 국회 직원 불교 신도회 공동 주관으로 국회 정각선원에서 봉행됐으며, 이원욱 정각회 회장을 비롯해 주호영 명예회장, 이수진·김병주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과 국회 직원 불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고영섭 교수는 강연에서 “경허 선사는 조선 말기 어둠의 시대를 감당하며 새로운 밝음을 잉태한 인물이며, 만공 선사는 근대 한국 불교 선원 체계의 확립자이자 개혁적 승풍을 이끈 수행자”라고 평하며 두 선사의 시대적 역할과 사상적 특징을 심도 있게 해설했다.
고 교수는 경허 선사의 가르침에서 드러나는 법의 교화(敎化)와 행의 교화(行化)는 ‘일치’라기보다는 ‘병진(竝進)’의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아는 것(知)과 실천(行)은 경계가 없는 일치라기보다는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나아가는 병진이라는 철학적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영섭 동국대 교수, 국회서 경허·만공 선사 조명
또한 고 교수는 “앎과 삶의 문제는 철학의 본질이자 수행자의 가장 근본적인 화두”라며, “경허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열었고, 보조가 하늘을 열었으며, 원효가 진리를 여는 문을 세운 것처럼, 우리도 오늘을 밝히는 수행의 새벽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공 선사에 대해서는 “1920년대 선학원 설립운동을 이끈 개혁승으로서, ‘참선은 육체가 머무는 어디에서든 수행할 수 있다’는 가르침으로 좌선의 본질을 환기시킨 분”이라며, 수덕사를 중심으로 법맥을 이어간 선풍의 실천적 계승자로 평가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고영섭 교수는 “오늘날 불자의 정진은 곧 한국 선불교 법맥의 지속이자,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는 수행”이라며, 봄을 맞은 국회에서 정각회가 불교의 꽃을 피우고 있음을 축하하고 지속적인 신행 활동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