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42번가' 박칼린 "출연 잘한건지 고뇌할 땐 대본 봤죠"
이달 샤롯데씨어터서 개막…연출가에서 3년 만에 배우로

박건형 "탭 댄스로 행복해지는 작품"…전수경 "한국 뮤지컬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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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창하는 박칼린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뮤지컬 배우 박칼린이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5.7.24 ryousant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공연 3주 남기고 한때는 잘한 짓인지 고민했어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배우로 돌아온 연출가 박칼린이 24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많은 고뇌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 시기 무명의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뮤지컬 '프리티 레이디'로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제작됐으며, 국내에서는 1996년 한국 최초의 정식 라이선스(외국에서 창작된 작품 판권을 수입해 제작) 뮤지컬로 처음 공연했다. 지난 10일 새로운 시즌으로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박칼린은 극중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로서 '프리티 레이디'로 재기를 꿈꾸는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았다. 음악감독이자 연출가로 주로 활동해온 그가 뮤지컬에 출연한 것은 2022년 '넥스트 투 노멀' 이후 3년 만이다.

박칼린은 "(다른 사람들이) '연기 안 하냐'고 물어보면 '캐릭터가 맞으면 한다'고 늘 얘기한다. 그렇게 해서 (배우로 출연한) 뮤지컬 작품이 벌써 네 개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배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출연이 잘한 결정인지 고민될 정도로 어려울 때마다 대본을 들여다봤다고 했다.

박칼린은 "늘 노래가 많은 작품을 했는데, (이번엔) 노래를 짧게 하고 대사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역할이었다. 노래를 많이 했으면 편했을 것"이라며 "춤과 연기, 노래가 다 화려한 작품인데 줄리안 마쉬는 다른 캐릭터와 왜 다른지 고민이 들 때 대본으로 돌아가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미국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대본에 합류해서 행복하다"며 "심플하지만 관객들이 많은 것을 얻고 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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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박칼린-박건형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뮤지컬 배우 박칼린과 박건형이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7.24 ryousanta@yna.co.kr

박칼린과 같이 줄리안 마쉬 역을 맡은 배우 박건형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많은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탭 댄스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굉장히 행복해질 수 있는 작품이다. 제가 장담할 수 있을 정도"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작품의 또 다른 매력으로 "샤롯데씨어터에서 처음 공연하게 됐는데, 거짓말을 살짝 보태면 한여름에 겨울을 맛봤다"며 "굉장히 시원한 극장"이라고 웃음 지었다.

1996년 초연을 비롯해 여러 차례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오른 전수경은 공연을 거듭하며 매번 완성도를 높여왔다는 점을 작품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전수경은 이번에 페기 소여의 재능을 알아보는 메기 존스 역을 소화한다.

그는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넣기도 하고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하모니를 추구하는 한편, 무대 장치도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 올려도 한국 뮤지컬은 매력이 있다는 자부심으로 공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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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42번가' 페기소여 역 맡은 최유정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최유정이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5.7.24 ryousanta@yna.co.kr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화려한 탭 댄스로 유명한 작품이다. 오프닝을 비롯해 여러 차례 등장하는 탭 댄스는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일 뿐만 아니라 극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면서 브로드웨이의 꿈과 희망을 표현한다.

걸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으로 페기 소여 역을 맡은 최유정은 "탭 댄스가 주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해서 앉아서 보시기만 해도 심장이 엄청나게 뛸 것"이라며 "살아 있음을 느끼는 작품인 것 같다"고 했다.

최유정은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습했는데 동료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모두가 어떻게든 잘 해내겠다는 마음 하나로 발을 굴렀다. 힘들었지만 그 노력이 이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연은 샤롯데씨어터에서 9월 1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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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레스콜에서 출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7.24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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