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 구룡사(회주 성욱 스님)는 불기 2569년(2025) 사월초파일을 맞아 ‘부처님오신날 관욕의식’을 성황리에 봉행했다.

이번 관욕식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중요한 불교 전통의례로 마련됐다. 성욱 스님의 집전 아래 사부대중은 아기 부처님을 관욕하며 발심과 참회를 함께 수행했다.


관욕식은 부처님이 태어나셨을 때 아홉 마리 용이 물을 뿜어 목욕시켰다는 전승에서 유래한다. 경전에는 천녀와 범천이 냉온수를 번갈아 사용해 태자의 몸을 씻겼다고도 전해진다. 이 같은 상서로운 장면은 이후 부처님 탄생을 기리는 관욕의식으로 정착됐다.

관욕은 단순한 목욕이 아닌 성스러운 의례다. 스스로 행하는 세속의 목욕과 달리, 관욕은 스승과 천신, 만물이 함께 축복하는 종교적 행위로 이해된다. 이 의식에는 번뇌를 씻고 새롭게 발심하려는 수행자의 다짐이 담겨 있다.


의식 중 아기 부처님은 한 손은 하늘을, 다른 손은 땅을 가리키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는 탄생게를 상징한다.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 실존의 고귀함을 선언한 부처님의 첫 법문이다.

일곱 걸음은 윤회의 여섯 길을 벗어난 위대한 존재의 걸음을 뜻한다. 동시에 중생의 고통을 편안히 하겠다는 부처님의 큰 원력을 담고 있다.

성욱 스님은 “부처님의 탄생은 단지 한 인물의 출현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존엄하다는 선언이었다”며, “오늘의 관욕식은 부처님처럼 나 자신도 본래의 참된 성품을 실현할 수 있음을 되새기는 수행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해마다 이어지는 초파일 관욕식은 불자들에게 새로운 발원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기 부처님을 씻기는 이 의식을 통해, 자신의 번뇌와 집착 또한 함께 씻어내기를 기원하는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관욕식의 의미와 역사적 기원

관욕식이란 무엇인가? 관욕식은 음력 4월 초파일 석가탄신일에 여러 사찰이나 종단에서 거행하는 법회 순서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의례 중 하나입니다. 이는 부처님을 씻는 의식을 의미하며, 관욕(灌浴) 또는 관불(灌佛), 욕불(浴佛)이라고도 불립니다. 역사적 기원 관욕식은 갓 태어난 싯다르타 태자의 첫 목욕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났을 때, 아홉 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태자를 씻겨주었다고 전하며, 천녀들과 범천(梵天)이 냉수와 온수를 번갈아 가며 태자를 씻겨주었다고도 합니다. 이러한 상서로운 태자의 첫 목욕이 바로 관욕식의 시초가 됩니다. 위대한 성인의 탄생을 천신과 용왕이 축복하고,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땅에서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 모두 이러한 상서로운 기운의 표현이라고 설명됩니다. 관욕의 특별한 의미 관욕은 단순히 몸의 때를 씻는 일반적인 목욕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 세속의 목욕과 다름: 싯다르타 태자의 첫 목욕은 세속의 목욕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 상서로운 행위입니다. • 스스로 행할 수 없는 의례: 목욕은 스스로 할 수 있지만, 관욕이나 관정, 세례 등은 결코 스스로 행하거나 자의적으로 할 수 없는 의식입니다. 이는 그만한 자격을 갖춘 이만이 단(壇) 위에 오를 수 있으며, 스승과 천신, 세상 만물이 함께 축복하는 행위로서 향수를 머리에 부어 만천하에 알리는 '관정'과 같은 의미를 내포합니다. • 번뇌와 잘못의 씻어냄: 관욕은 단순히 몸을 씻는 것을 넘어, 번뇌 망상은 물론이요 지난날의 잘못까지 씻어낸다는 마음으로 행해집니다. • 탄생게의 상징: 관욕식에 등장하는 아기 부처님은 한 손은 하늘을, 다른 한 손은 땅을 가리키는 독특한 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태자가 탄생하자마자 동서남북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선언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라는 탄생게를 상징합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석가 개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천상천하'에 있는 모든 개개의 존재를 의미하며, 모든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존귀한 실존성을 상징합니다. 이는 인류 최초의 '인간선언'으로서, 중생이 미혹에서 벗어나고 욕망을 떨치면 바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천상·인간·지옥계인 삼계가 모두 고통이므로 마땅히 이를 편안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일곱 걸음은 지옥도·아귀도·축생도·수라도·인간도·천상도 등 육도(六道)의 윤회에서 벗어났음을 뜻합니다. • 진정한 '나'의 실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중생이 고통 속에서 헤매는 것을 구제하고, 인간 본래의 성품인 '참된 나(眞我)'를 실현할 수 있도록 깨우치기 위함이라고 설명됩니다. 오늘날의 관욕식 해마다 초파일이 되면 불자들은 관욕식을 거행하면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게를 상기하고 새롭게 발원합니다. 아기 부처님을 관욕하는 동시에, 자신의 번뇌 또한 씻어내기를 발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