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아메리칸드림의 흥망성쇠…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미국·영국 이어 국내 상륙…GS아트센터서 정식 개막

눈길 사로잡는 화려한 군무…신춘수 프로듀서 "멋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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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고향을 떠난 닉 캐러웨이는 미국 뉴욕에 첫발을 디딘다. 뉴욕은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캐러웨이 눈앞에 등장한 앙상블 댄서들은 "파티는 계속된다"(The party's roaring on)며 부가 넘치는 뉴욕을 구가(謳歌)한다. 캐러웨이를 따라 관객들은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세계로 초대된다.

8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정식 개막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꿈을 좇는 자들의 희망과 스러짐을 화려한 무대와 서정적인 멜로디로 구현해냈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선보인 작품이다. 영국 웨스트엔드에 이어 이날 국내에서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첫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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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위대한 개츠비' 서울 공연은 원작의 큰 줄거리를 따라간다.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제이 개츠비가 부유한 집안 출신의 옛 연인 데이지 뷰캐넌을 잊지 못하고 그녀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닉 캐러웨이의 시선을 따라가는 점도 원작과 같다.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로 인물들이 꾸었을 '아메리칸드림'을 형상화했다. 중독적인 멜로디와 앙상블의 역동적인 군무가 빛나는 오프닝 넘버 '로어링 온'(Roaring On)과 '뉴머니'(New Money)를 비롯해 개츠비의 저택을 꾸민 무대 세트 등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개츠비가 데이지 뷰캐넌과 톰 뷰캐넌 부부를 초대하고 벌인 파티 장면에 이르러 무대의 화려함은 절정에 달했다. 넘버 '라디다 위드 유'(La Dee Dah With You)에 맞춰 개츠비와 캐러웨이, 앙상블 등이 탭댄스를 아울러 선보이는 장면은 이날 객석의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현란한 무대 속에서도 서정적인 음악으로 인물들의 정서도 놓치지 않았다. 개츠비는 전쟁에서 살아 돌아와 부자가 되기까지의 일이 "모두 다 그녀를 위한 일"이라며 일편단심을 드러내고 데이지는 개츠비에 흔들리는 심정을 노래했다. 특히 개츠비 역을 맡은 매트 도일은 홀로 선 무대에서도 애절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며 개츠비 사랑의 순수성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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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화려한 무대와 서정적인 노래는 아메리칸드림의 스러짐을 극대화했다.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자와의 재회를 꿈꾸는 개츠비, 톰 뷰캐넌과의 불륜을 넘어 결혼을 통해 상류층 진입을 희망하는 윌슨 부인 등 모두 허황해 보이는 꿈을 꾼다는 점에서 이들의 아메리칸드림에는 비극성이 내재해 있다. 무대가 화려할수록 꿈이 무너지는 비극성이 커지는 것이다. 인물들의 운명이 결정된 뒤 다시 등장하는 '뉴 머니'와 '로어링 온'은 1막에서 나올 때와 다른 느낌으로 여운을 남겼다.

공연을 마친 뒤 마크 브루니 연출, 제이슨 하울랜드 작곡가, 케이트 캐리건 작가 등 창작진이 무대에 올라 배우들의 첫 공연을 축하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미국, 영국,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 긴 여정을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오늘은 멋진 밤"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연은 GS아트센터에서 11월 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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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서울 프로덕션 [오디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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