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처럼 더운 여름이 또 있었을까요?
아프리카의 열대지방도 기온은 높지만 습기가 없어 그늘에서는 시원하다던데,
고온다습한 한국의 여름은 어디를 가든 덥기는 매일반입니다.
불타는 염천(炎天) 아래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여름에 우리 세종에서는 복숭아 축제를 열었습니다.
올해가 23번째였습니다만, 지금처럼 축제의 정형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이후
세 번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축제의 내용과 품격이 갈수록 성숙해지고 시민들의 호응도 뜨겁습니다.
올해는 특히 분홍색 드레스 코드와 저녁에 열렸던 피치비어나이트(복숭아맥주의 밤)가
특히 더 분위기를 돋우지 않았나 싶습니다.
3일 동안 11만 명에 가까운 사상 최대의 인파가 다녀갔고, 복숭아 또한 1만 5천 여 상자를
완판을 하고도 모자라 구매 수량을 한정해서 균등하게 판매했다 하니 복숭아 축제를 개최한
보람이 가슴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
푸드 트럭 운영 등 복숭아 축제의 직접 수익이 약 23억 원, 숙박과 음식점들의 간접 효과가
69억 원으로 총 92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보았다고 하니 이 또한 기쁘지 않을 수가 없습
니다.
금번의 축제는 우리가 기대했던 도시와 농촌, 농부와 청년, 문화와 경제가 어우러진 한마당이
었습니다.
특히 지역의 대학생들이 분홍빛 드레스 디자인을 해주고 피치비어나이트를 운영하며,
분홍빛 옷을 입고 참여하는 복숭아 화채, 복숭아 가래떡, 잔디밭의 어린이 물놀이 ‘수전 공중
전’, 천지를 진동하는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시민들에게 제공한 냉방 버스와 얼음 생수,
쉼터와 종이 모자를 준비하며 지역민과 하나 되는 모습이야말로 복숭아 여름 축제의 본질과
목적을 100% 달성한 행사였다고 자부합니다.
각 언론매체에서도 대성공한 축제라 긍정적 보도와 칭찬을 해주니 폭염아래 고생했던
우리 직원들의 땀방울이 그래도 달콤한 결실을 맺는 위안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도농상생국 직원들뿐만 아니라 문화관광재단, 소방본부, 경찰청 등 세종시의
모든 직원들이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자원봉사에 나선 수많은 시민 단체들의 노고에는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입니다.
조치원 복숭아의 옛 명성을 되찾기에는 아직도 무엇인가 부족하지만 이런 성황이 매년 이어져
전국적인 명품 복숭아 축제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 지역의 복숭아 재배 면적도 점차 늘려가야
하지 않을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는 축제였습니다.
소망하건대, 해가 갈수록 복숭아 축제가 무르익어 세종시 전체가 전국에서 오는 손님들로 인해
분홍빛 물결로 일렁이고, 한여름의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물놀이 축제까지 겸한다면 우리 시
민들과 직원들의 노고도 분홍빛 달콤한 열매로 한층 더 맛있게 익어가지 않을까요?
땡볕의 폭염 속에서 혹 안전사고나 불편사고는 없을까 노심초사하며 수고했던 우리 직원 여러분!
이제 휴가를 떠나십시오.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이 입 안 가득 퍼지고, 그 향기만으로도 피로가 녹아내리는
복숭아를 맛보며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푹 쉬게 하십시오.
너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8월의 세종은 햇살은 뜨겁지만, 그 햇살이 있어 익어가는 ‘여름의 선물’ 복숭아를 찬미하며
조치원 복숭아의 명성과 스스로가 그리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행복의 ‘한 여름 밤의 꿈’도
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세종의 여름은 달콤합니다. 그 분홍빛 달콤함 속에서 우리는 더 아름다운 내일을 준비합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