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수혜국서 공여국 된 한국, ODA 증액하길"
3년만에 방한해 간담회…"한국, 강력한 민주주의 갖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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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김지연 기자 =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은 21일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의 0.3%에 못 미친다며 ODA 예산 증액을 바란다고 밝혔다.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ODA 예산을 다시 한번 고려해 달라고 (한국 측에) 부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이상적인 ODA 기여 목표는 GDP의 0.7%지만 실제 부합하는 국가는 많지 않고 평균적으로 0.4% 수준이라며 "(한국의 ODA 비중) 0.7% 달성은 단기간에 결과가 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0.5%까지 앞으로 5년 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이사장은 "ODA 중에 가장 파급력이 큰 것은 국제다자보건기구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효율성이 좋고 특정하기 쉽다"고 전했다.
게이츠재단은 중·저소득 국가 백신보급 등 보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민간 공여기관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도 ODA를 증액해 개발도상국의 보건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은 굉장히 독특한 국가"라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해 다른 국가에 모범이 되고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국내에 과제가 많지만 글로벌 보건 공여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은 사실 많은 도움을 받은 국가이기도 하다"며 "진단, 백신 이런 부분에서 한국이 물론 기여했지만 많은 혜택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바이오 사이언스 분야가 규모와 혁신 측면에서 굉장히 급진적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게이츠 재단은 국제 백신연구소에 자금을 제공했고, 한국 정부도 지금까지 많은 지원을 하면서 큰 성과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4억달러 조금 넘는 기금을 바이오 사이언스를 위해 한국에 투자했다"며 "사실 한국은 총지원한 금액보다 얻는 수익이 훨씬 많다. 선진국 중에 사실 이런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과 관련해 "미국과 관련해서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예산이 삭감됐던 부분이 복원되고 있고 계속해서 저와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 의회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이 경제적 발전을 이루고 "아주 강력한 민주주의를 갖춘 국가로 탈바꿈했다"며 "많은 국가에 교훈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 유명한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모색 등을 위해 2022년 이후 3년 만에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 등 각계 인사들과 만났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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