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이어 도로공사도 개막전 패배…여자배구 혼전의 서막
도로공사, 외국인 거포 조이 빠진 페퍼저축은행에 2-3으로 덜미
예상대로 춘추전국시대…김연경 빠진 흥국생명도 레베카 활약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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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8일 막을 올린 프로배구 2025-2026시즌 V리그의 우승 후보로 지목된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잇달아 개막전에서 져 여자부는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지난 달 열린 여수·농협컵(컵대회)에서 나란히 결승에 올랐던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는 16일 진행된 V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때 7개 구단 감독을 대상으로 한 우승 후보 투표에서 표를 양분했다.
기업은행이 5표, 도로공사가 2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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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나선 감독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송해설위원들도 대부분 기업은행과 도로공사를 '2강' 후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규리그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기업은행은 19일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과 아시아 쿼터 알리사 킨켈라를 모두 투입하고도 '쿠바 특급'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앞세운 GS칼텍스에 1-3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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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GS칼텍스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도로공사도 최강 삼각편대로 평가되는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강소휘를 가동하고도 외국인 주포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이 부상으로 빠진 '만년 꼴찌팀' 페퍼저축은행에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개막전 한 경기만으로는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올 시즌 여자부는 치열한 순위 싸움이 불가피한 혼전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흥국생명과 정관장, 현대건설 세 팀은 전력 약화 요소가 있는 반면 나머지 팀들은 착실한 선수 보강으로 업그레이되면서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공격과 수비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은퇴했고, 정관장은 쌍포로 활약했던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조합이 해체됐다.
또 현대건설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 이적했고, 외국인 선수 카리 가이스버거(등록명 카리)와 베테랑 미들 블로커 양효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이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이와 달리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사실상 1순위로 조이를 지명한 데 이어 아시아 쿼터 1순위로 지명했던 스테파니 와일러(호주)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낙마한 후 영입한 베테랑 시마무라 하루요가 오히려 '복덩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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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의 개막전 승리 주역 시마무라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여자 대표팀의 주축 미들 블로커로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의 4강 진출에 앞장섰던 시마무라는 21일 도로공사와 개막전에서도 19점을 뽑으며 승리에 기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훈련 중 오른쪽 무릎 내측 힘줄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한 조이까지 합류하면 공격력이 배가된다.
여기에 김연경 공백으로 중·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흥국생명도 4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이 18일 정관장과 개막전에서 28점을 사냥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 상위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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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레베카(왼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개막 초반부터 접전 양상을 보이는 여자 프로배구는 어느 시즌보다 피 말리는 순위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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