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증권가 전문가들 "성공적 외교" 한목소리
"준비된 요구, 전략적 양보 통해 줄 것 주고 원하는 것 얻었다"
미중간 '중립외교' 달성은 숙제…"중국 관련주 불확실성 감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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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관세 협상이 타결되자 증권가 전문가들은 30일 성공적 외교였다며 한목소리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그동안 한국 경제와 증시를 억눌러왔던 악재 소멸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코스피) 5,000을 향한 여정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붐에 기인한 반도체 호실적 그리고 정부의 친시장 정책 등에 기인하여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연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준비된 요구와 전략적 양보를 통해 줄 것은 주고 원하는 것은 얻는 성공적 외교였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패권경쟁 상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의 협상 타결은 중국에 (무역) 협상 타결을 압박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100% 추가관세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는 미국 경기에 타격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는 중국과의 협상 타결이 절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원만한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한국 경제 및 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진단했다.
황산해 LS증권[078020] 연구원은 전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협상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을 기점으로 국내 수출 관련주가 애프터마켓에서 급등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면서 "수출주를 비롯한 한국증시가 큰 암초를 넘긴 호재임이 틀림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 랠리는 AI 투자 사이클이 핵심 명분으로 그간 경기·지정학·무역과 큰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불안요인이 해소됐다는 점, 특히 수출주 이익전망을 억누르던 무역 리스크의 제거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최근 코스피가 크게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합의로 수출주 이익 전망치 회복이 가속화한다면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 발 디딜 곳이 필요한 한국 증시의 하단을 견고히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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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재명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로이터=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해온 25%의 품목관세가 15%로 인하된 것과 관련, 그간 코스피 상승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자동차가 코스피 급행열차에 탑승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호재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상황에 놓인 한국 외교의 현실을 고려할 때 중국의 반발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투자의 한국기업 참여 주도권 확보와 투자금 회수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을 명문화한 것은 가시적 성과"라면서도 "중국 견제를 논의한 한미의 공개 회담 내용은 중국의 민감한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11월 1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시차를 둔 방문에서 이재명 행정부가 공언한 중립외교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의 과제"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올 초 '트럼프 트레이드'로 불렸던 조선·방산·원전 업종의 중장기 펀더멘털은 견조할 전망으로 협상 기대감 선반영으로 인한 단기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중확대 접근이 가능하다. 한편 중국 소비주와 한한령 해제 수혜가 기대되던 미디어·엔터테인먼트·게임·화장품·호텔·레저 등 업종은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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