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곽종근 "한동훈 죽이겠다"·"의원 끌어내라 지시" 증언 공방(종합2보)
곽종근 "尹, '한동훈 총쏴서 죽이겠다' 해"…尹측 "그런적 없어"…郭 "말 못했던 부분 하겠다" 법정서 첫 공개

"의원 끄집어내라 지시 받았다" 증언엔 "40초 통화에 느닷없이 말했겠나"…尹 직격 받자 郭 진술 신빙성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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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9.26 [촬영 김주성] 2024.12.10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한주홍 이도흔 기자 = 곽종근 전 육군3특수전사령관이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을 지목하며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동안 이뤄진 검찰과 특별검사팀 수사 단계에서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재판 법정에서 새로 내놓은 것을 놓고 양측 간 신경전이 오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를 마친 뒤 대통령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가진 만찬을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그랬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증언은 윤 전 대통령이 "국군의날 만찬 자리에서 비상대권 언급을 들었다"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반박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이 "그날은 군인들 생일 아니냐. 그래서 그냥 저녁을 넘어가기가 뭐해서 초대를 많이 했는데 몇 사람이 못 온다고 해서 만찬장 말고 주거 공간의 식당으로 오라고 한 건데 거기서 무슨 시국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며 어이없다는 듯 질문하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겠다"며 이같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윤 전 대통령과 곽 전 사령관은 '의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는지를 두고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곽 전 사령관은 12월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31분께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그때 통화는 딱 40초했는데, 당시 국회에 도착했나 상황을 물어봤다. 그것만 묻고 답해도 20초가 지나간다"며 "나머지 20초 동안 제가 느닷없이 의결정족수를 얘기하면서 특전사하고 의원 끄집어내라는 이야기를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의결정족수 이야기할 때 그 순간 바로 TV를 봤다"며 "분명히 TV를 보다가 의결정족수 관련해서 '어, 채워졌구나' 생각이 머릿속에 있었고, 그 후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한 게 다 머릿속에 박혔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직접 곽 전 사령관을 신문하며 "증인은 지금 거두절미하고 '문 부수고 들어가 의원 끄집어내라'만 기억한다고 한다"며 "만약에 (그런 지시를) 했다면 이는 중차대한 지시라 (대통령이) 진행상황이 어떻게 됐는지를 한두 번 더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과 통화 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전화가 와 '국회의원 150명이 안되도록 막으라'고 얘기했다고도 진술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증인신문 말미 재판부가 '할 말이 있으면 기회를 주겠다'고 하자 외환 혐의 조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오물풍선이 뜸할 때 '북한 애들 반응이 없는데 뭘 자꾸 보내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 당시에는 오물풍선이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무인기 상황이 생기고 나서 '아, 계속 보낸다는 것이 무인기를 얘기한 거였구나'라고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이상현 전 특전사 1공수여단장의 법정 증언 등을 인용해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시간이 오전 12시 31분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미 이 전 단장은 12시 30분에 대대장들에게 '끌어내라'는 지시를 했다"며 "(이 전 단장이 내린 지시는)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이 한 전 대표에 관해 한 증언에 대해서는 "1년 이상 아무런 얘기도 없다가 오늘 갑자기 튀어나왔다"며 "자기 진술의 신빙성이 부인되자 면피성으로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변호인단은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재판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다른 변수가 없으면 계속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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