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고난도 문제에 중도 퇴실 속출…부정행위도 잇따라 덜미(종합2보)
"시험 응시 안해" 신고에 한강 수색 소동도…신변 이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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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제출하는 수험생들 (서울=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에 앞서 휴대전화를 제출하고 있다. 2025.11.13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율립 최원정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서울 시내 시험장에서는 시험을 다 마치기 전에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이 눈에 띄었다.
2교시 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22분께 용산구 용산고에서는 한 남학생이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시험장에서 나왔다. 그는 "무슨 부정행위를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어두운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성북구 용문고에서도 한 수험생이 1교시 시험 종료 벨이 울린 직후 OMR카드 답안지에 마킹하다 적발돼 부정행위로 퇴실당했다.
이처럼 부정행위가 적발돼 퇴실을 당한 수험생도 있었지만, 시험을 중도에 포기하고 시험장을 나선 수험생 대부분은 이미 수시에 합격해 경험 삼아 수능에 응시한 이들이었다.
수시에 합격했다는 오모(18)씨는 친구 두 명과 함께 나와 "엎드려 있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방해가 될까 봐 국어 시험만 보고 나왔다"며 "도시락은 한강에 가서 먹어야겠다"고 웃어 보였다.
몇몇 수험생들은 생각보다 시험이 어려웠던 탓에 애써 실망감을 감추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도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함께 광진구 광남고 정문을 나선 박모(18)양은 "수시에 합격한 건 아니지만 공부를 너무 안 해서 그냥 나오는 게 나올 것 같았다"며 "집에 가서 쉴 것"이라고 했다.
대학 휴학 중인 이모(25)씨도 "인문계인데 이과에 다시 진학하고 싶어 수능에 응시했다"며 "수학은 3∼4문제로 대학이 갈리는데 못 푼 거 같아서 그냥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내년 시험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씁쓸하게 돌아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갑자기 공황장애가 와서 나왔다", "시위가 있다고 해서 포기했다" 등 다양한 '퇴실' 사연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에는 '수능에 응시해야 할 자녀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한강을 수상 수색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약 1시간 만에 여의도에서 실종 학생을 찾았다.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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