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감독' PD "김연경 준비된 지도자…시즌2 설득할 것"
MBC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진 간담회…23일 마지막회
"배구계 선순환 일어나 기뻐…8구단 창립되면 꿈 같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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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김연경' 권락희 PD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김연경 감독님이 방송을 보고 매주 월요일마다 항상 전화를 주세요. 시청률이 오를 땐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시는데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의 메인 연출 권락희 PD는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 사옥에서 진행된 제작진 기자간담회에서 매주 방송을 모니터링하는 김연경의 목소리가 시청률에 따라 달라진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행사에는 권 PD와 함께 최윤영, 이재우 PD가 참석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배구 레전드 김연경의 첫 감독 도전기이자 '필승 원더독스'의 성장기를 담은 예능이다.
지난 9월 말 첫 방송해 최근 5주 연속 일요일 '2049 시청률' 전체 1위를 기록하며 꾸준히 입소문을 탔다. 큰 화제성에 힘입어 1회차 연장 방송을 결정하기도 했다.
프로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창단 첫 3연승을 기록한 8회차 방송에서는 최고 시청률이 수도권 가구 기준 5.0%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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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 중인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진들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 PD는 "매일 아침 시청률 보는 재미로 일어난다"며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김연경 감독이라는 큰 사람의 커리어에 누를 끼치지 말자'는 부담이 컸는데, 좋은 과정과 결과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했다.
최 PD는 "매주 월요일마다 제작진이 흡사 배구 연구소처럼 회의를 했다"며 "어떻게 하면 김연경의 전술을 쉽게 보여줄지, 어떻게 배구의 매력을 잘 살릴지 고민하며 분투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에게 가장 큰 난관은 스포츠 예능 특성상 경기 승패에 따라 방송에도 변수가 많다는 점이었다.
총 7번의 경기 중 4연패를 하면 팀을 해체하기로 했는데, 일본전 패배로 창단 후 2연패를 맞았을 땐 비상 대책회의도 했다.
권 PD는 "2연패를 한순간 제작진도 손이 차가워졌다. 진짜 팀 해체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관장팀과의 경기를 앞두고는 스태프 사이에서 속옷이나 외투 색깔 등 징크스도 생겼다. '이길 것 같다'는 말 한 마디도 조심하다 보니 경기 내내 숨죽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지도자 자질에 대해선 이미 확신이 있었다면서도 편집 과정에서 또 한 번 놀랐다고 한다.
권 PD는 "촬영하며 느꼈지만, 편집을 하면서 한 번 더 놀랐다"며 "훈련 중 인쿠시 선수에게 '익스큐즈를 하지(핑계를 대지) 말고 솔루션을 찾으라'고 말한 내용은 촬영 땐 제작진이 듣지 못한 내용이었다. 김연경이 생각보다 감독으로서 더 준비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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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감독 김연경' 최윤영, 권락희, 이재우 PD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구라는 종목이 다시 관심을 받고, '필승 원더독스' 선수들이 다시 프로팀의 러브콜을 받는 등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권 PD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은 실질적으로 배구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되길 너무 바라고 있고, 최종 목표인 8구단이 창립되면 꿈 같은 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제작진은 시즌2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권PD는 "시즌2에 대한 요청이 많은데, 좋은 소식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김연경 감독님도 잘 설득하고, 선수들과 MBC도 잘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오는 23일 오후 9시 10분 김연경의 친정팀인 흥국생명과의 경기를 담은 마지막 회차 방송을 앞뒀다.
권 PD는 "김연경 감독님이 제일 만족한 경기이자 제일 화를 냈던 경기"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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