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란의 문자 예술·천 송이 꽃 카펫…한국 찾은 이슬람 '보물'

쿠란의 문자 예술·천 송이 꽃 카펫…한국 찾은 이슬람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이슬람 문화·예술 조명한 전시실 22일 첫선

카타르 이슬람예술박물관 소장 초기 쿠란 필사본 등 83건 모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슬람 경전인 '쿠란'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받은 신의 계시를 기록한 책이다.

쿠란을 읽기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마음을 경건히 했다. 이를 필사하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서체로 가르침을 전하며 문자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쿠란 외에도 이슬람의 아름다움은 곳곳에 깃들었다. 꽃과 잎사귀, 식물 덩굴 등이 어우러진 아라베스크 무늬의 건축물, 정교하게 짠 카펫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7세기 무렵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해 찬란한 빛을 뽐낸 이슬람 미술을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처음으로 들어선 '이슬람실'을 통해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2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에 이슬람의 문화 다양성과 미술을 다루는 '이슬람실'을 선보일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카타르 도하의 이슬람예술박물관(Museum of Islamic Art·MIA)과 함께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을 주제로 한 83건의 유물을 소개한다.

샤이카 나세르 알-나스르 이슬람예술박물관장은 "예술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문화적 대화와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전시는 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이슬람 미술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최초의 이슬람 왕조인 우마이야 왕조(661∼750)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쿠란 필사본, 티무르 제국(1370∼1507년) 시기인 15세기 초 대형 쿠란 필사본 등이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쉽게 보지 못했던 귀한 '보물'들이다.

종교 공간을 장식했던 미흐랍 석판과 램프, 기도용 카펫, 다양한 무늬가 돋보이는 타일 등도 한자리에 모았다. 예배당인 모스크처럼 꾸민 공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슬람 문화가 서로 다른 지역의 예술 전통과 기술과 만나 이룬 변화도 볼 수 있다.

나스르 왕조(1232∼1492) 시기인 1309∼131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스트롤라베는 천문을 관측하는 도구로, 섬세하고 정교한 공예 기법이 돋보인다.

화려한 궁정에서 꽃핀 예술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란의 사파비 왕조(1501∼1736) 당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왕좌용 카펫, 인도 무굴제국(1526∼1857) 시기에 1천 송이의 꽃을 담아낸 듯한 카펫 등이 시선을 끈다.

'왕들의 책'인 샤나메 필사본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종교와 문학, 역사, 과학이 어우러져 이슬람 예술 중에서도 제일로 손꼽힌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이슬람 세계를 제대로 볼 기회다. 이슬람예술박물관의 대표적 전시 공간인 '다마스쿠스 귀족의 응접실'을 영상을 활용해 꾸민 공간도 볼 만하다.

이슬람실 전시를 보기 전 먼저 '예습'하는 것도 좋다.

이날 오후 8시에는 전시를 기획한 권혜은 학예연구사가 주요 전시품과 기획 의도를 쉽게 설명해주는 라이브 방송이 박관 유튜브 계정에서 진행된다.

22일 오후 1시에는 이슬람예술박물관의 학예부관장이자 저명한 이슬람 연구자인 무니아 셰크합 아부다야 박사가 '찬란한 빛의 여정'을 주제로 박물관에서 강연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시대와 지역을 넘어 찬란하게 꽃피운 이슬람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0월 11일까지 볼 수 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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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일보 석사눌 기자 bulgyoil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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