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나이지리아 북부, 사상 최악 기아 위기 직면"(종합)
"3천500만명 심각한 식량 불안정…1만5천명 기근 수준"

동북부서 16년간 무장단체 준동…서·북부서 납치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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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 생활고 항의 시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이 사상 최악의 기아 위기에 직면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25일(현지시간) 경고했다.

WFP는 이날 성명에서 "2026년까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3천5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정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WFP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준동의 중심지인 동북부 보르노주에서 약 1만5천명이 재앙적 기아 사태 또는 기근 수준의 상황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나이지리아 북부는 1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기아 위기를 겪고 있으며 농촌 농업 공동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다양한 무장단체들의 광범위한 공격으로 농민들이 농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는 2009년부터 보코하람과 그 분파인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준동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 16년간 이어진 이들 조직의 폭력으로 동북부 지역에서만 지금까지 4만명 이상 숨지고 약 2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서부와 북부에서는 '반디트'로 불리는 현지 무장단체의 몸값을 노린 민간인 공격이나 납치도 빈번하다. 전날 밤에도 서부 콰라주 이사파 마을에서 어린이와 여성 10명이 무장 괴한에 납치되는 등 최근 대규모 납치 사건이 4차례 잇따랐다.

지난 17일 서북부 케비주의 한 중학교에서 무슬림 여학생 25명이 납치됐다가 1명이 탈출했다. 이튿날에는 콰라주에서 예배 중이던 교회 신자 38명이 무장 괴한에 끌려갔다. 지난 21일에는 서부 나이저주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학생 303명과 교사 12명이 납치됐다가 50명이 탈출에 성공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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