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檢개혁 토론 없었다…李대통령 법무·檢 업무보고
사안 민감성 고려한 듯…'민생 집중 모드' 부각하려는 포석 해석
檢개혁 거론하면 정치논쟁 번지며 '생중계 업무보고' 취지 퇴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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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5.12.19 superdoo82@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받았지만 정작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검찰 개혁과 관련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2주에 걸친 부처 및 기관들의 업무보고 일정 중에서도 검찰개혁 이슈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리라는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물론 검찰 개혁의 진행 상황에 대한 개괄적 보고가 나오기는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검찰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보고에 나선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다양한 공익 활동을 하는 등 검찰의 바람직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했고, 이 대통령도 이후 토론 과정에서 검찰의 상소가 너무 자주 이뤄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업무보고 막바지에는 마약수사에 있어 검찰과 경찰의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며 "수사·기소 분리 문제와도 얽혀있어서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좀 꼬여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토론 시간은 보이스 피싱 대응·촉법소년 연령기준 조정 여부, 경미한 범죄 처리방안 개선 등 민생 의제로 채워졌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필두로 한 검찰개혁의 첨예한 이슈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물론 검찰의 과거 수사 행태에 대한 '질타' 역시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뜨거운 감자'인 검찰 개혁 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할 경우 이제까지 진행해 온 업무보고 전체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보다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이슈에 집중하는 모습을 부각하는 것이 '생중계 업무보고'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여권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부당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검찰을 비판한다면 이날 업무보고가 정치논쟁의 소재가 돼 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이 이미 지난 추석을 기점으로 국회에서 처리되며 큰 틀에서는 일단락됐다는 판단 역시 작용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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