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日셔틀외교' 본궤도로…中日갈등·과거사 '뇌관'도(종합)
중일 압박 속 '줄타기' 외교할까…'국익중심 실용외교' 다시 시험대
'中의 對日 수출통제'·과거사 거론 가능성…민생경제 협력 성과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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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비공식 약식회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비공식 약식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1.24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uperdoo82@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을 마친지 엿새 만에 일본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초청을 받아 1박 2일 일정으로 13일 일본 나라현을 찾을 예정이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다.
작년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방한해 양자회담을 한지 두 달 반 만의 대좌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한일 정상이 만나는 것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3회)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5번째다.
이에 따라 정상 간 잦은 소통을 통해 협력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셔틀외교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정 자체는 1박 2일로 짧지만, 이번 방일이 갖는 외교적인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중일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국면에서의 방일이란 점에서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가 다시금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번 일본 방문 직전 중국을 찾아 한중 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중일 양국의 힘겨루기 한 가운데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성락 안보실장도 9일 브리핑에서 중일 갈등 문제가 한일 간 해묵은 이슈인 과거사 문제와 함께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일본을 겨냥한 수출통제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일본 정부가 이 사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응당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 역시 유사한 메시지를 낸다면 이 대통령으로서는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와 같은 형국에 처할 우려도 없지 않다.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 문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공급망이 연결된 우리 산업계에도 여파를 미칠 수 있는 사안이란 측면에서 이 대통령이 어느 수준의 입장을 표명할지도 관심이다.
이 대통령도 방중 기간 가진 간담회에서 수출통제 문제에 대해 "단기적으로 보면 우리의 가공 수출에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속단하기 어렵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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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이재명 대통령, 다카이치 일본 총리 영접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25.10.31 photo@yna.co.kr
다만 이런 민감한 현안이 직접 제기되더라도 이 대통령이 단순히 의견 교환 수준을 넘어서는 갈등을 야기할 만한 언급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설령 일본 측의 입장 요구가 있을지라도 한쪽 입장에 서기보다는 '줄타기 전략'을 통해 실리를 취하는 쪽을 택할 공산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미 이 대통령은 방중 기자간담회에서 중일 갈등을 중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때가 되고 상황이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겠다"면서도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일이 과거사 이슈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위 실장은 "(회담에서) 여러 과거사 이슈가 거론되고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청와대는 조세이 탄광 조선인 유해 발굴 등의 협의를 진행해 양국 간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우리나라(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는 등 양국 간 시각차가 극명한 이슈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과거사 문제는 언제든 돌출될 수 있는 뇌관임은 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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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EPA=연합뉴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이번 회담에서는 이런 민감한 현안을 놓고 차이점을 부각하기 보다는 양국의 민생 경제와 직결된 실질적인 협력 관계 강화방안 논의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양국이 민감한 현안에서 구체적 합의점을 모색하지 못했더라도 실리는 챙길 수 있는 모양새가 된다는 점에서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서 지식재산 보호와 인공지능(AI) 분야, 스캠 등 초국가 범죄 대응, 사회 문제, 인적 교류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두루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가 이번 방일을 계기로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위 실장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협력을 잘 구축해 거기서 발생하는 호의와 긍정적 에너지를 최대한 구축했다가 어려운 일을 다룰 때가 오면 축적한 에너지를 갖고 잘 풀자는 '선순환 사이클'이 일정 부분 작동하고 있고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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