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인사청문회 수용 불가 원칙 유지…"추가 논의할 것"
"임원추천위서 이미 검증" vs "도덕성·전문성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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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세종시가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시의회의 주장에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에 "시장이 공공기관장을 임명한다면 당연히 인사청문회를 하겠지만, 지금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사를 시장이 임명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추천위원회가 공모 절차를 거쳐 추천한 인물에 대해 시의회에서 다시 인사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이중 검증"이라며 "임용 대상자 입장에서도 이중 심사라는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의회 이순열·김현미 의원이 이날 시의회 본회의에서 세종평생교육·정책연구원 설립과 세종시문화관광재단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을 언급하며 인사청문회 도입을 촉구했지만, 임원추천위원회와 인사청문회라는 복수의 검증 절차를 허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세종시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출자·출연기관 임원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시장이 임명한다.

시장(2명), 시의회(3명), 해당 기관 이사회(2명)가 추천한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시장이 한 명을 임명하는 구조인 만큼 다시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려면 임원추천위원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세종시 관계자는 "지방공기업법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경우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임원추천위원회 검증에 이어 인사청문회까지 하면 기관장을 임명하는 데 6개월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임원추천위원회는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 시의원은 "공공기관장에 대한 도덕성·전문성·경영 능력 등을 검증하려면 인사청문회가 필요하다"며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세종시만 인사청문회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와 시의회 일각에서는 인사청문회 문제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놓고 시와 시의회가 강하게 충돌한 경험을 돌아볼 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한 공직자는 "세종시는 평생교육·정책연구원 설립이라는 과제가 있고 시의회는 인사청문회 도입이라는 현안을 가진 만큼 양측이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해 추가 논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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