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ehsan-moradi-Y77qpH_0_I0-unsplash


(불교일보=복두 편집위원)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중 관세를 무려 125%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약 70개국에 대해 90일간의 유예를 선언했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시장은 단번에 반응했다. 나흘 연속 하락했던 지수를 하루 만에 회복하며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폭등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7.87%, S&P500은 9.52%, 나스닥은 무려 12.16% 상승하였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트럼프 풋(Trump Put)’이라는 용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시장이 급락할 경우, 트럼프가 개입해 이를 방어할 것이라는 믿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시장이 트럼프의 의지에 따랐다기보다, 트럼프가 시장의 요구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채권시장에서의 반응이 이를 입증한다. 미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며, 트럼프 풋은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트럼프가 아니라 연준의 파월 의장의 ‘풋’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번 반등은 진정한 바닥을 확인한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유럽연합(EU)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예고하고 있으며, 미중 무역 갈등은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단기적 완화가 본질적인 해결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결국, 오늘날의 시장은 더 이상 경제 지표나 기업 실적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정치적 메시지, 지정학적 파장, 사회적 감정이 실물보다 앞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퍼포먼스는 달러 패권 유지를 위한 외줄타기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역설적으로 투자자들의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시키며 그 패권 자체에 균열을 가하고 있다.

90일이라는 짧은 유예 기간 동안, 트럼프는 또다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그리고 시장은 그 말 한 마디에 일희일비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오늘의 반등은 단지 고요함 이전의 파문일 수 있으며, 진정한 회복은 정치가 아닌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