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퇴장으로 막내린 정은경 청문회…與 "가짜뉴스"·국힘 "모욕"(종합2보)
국힘, 코로나 수혜주·농지법 위반 의혹 집중 추궁…與 "헌신적 공직자"
'코로나 영웅, 의혹에 당당하라' 팻말…'姜 병원갑질 의혹' 질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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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마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7.18 kjhpress@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여야 충돌로 인한 파행 끝에 막을 내렸다.
18일 오전 10시께 시작된 청문회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자정 무렵까지 이어졌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퇴장하면서 산회했다.
여야는 초반부터 정 후보자의 배우자 주식 보유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을 둘러싼 공방을 주고받으며 대립했다.
청문회가 시작 직후 주식 관련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을 두고 대립하다 40분 만에 중단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간사 김미애 의원은 "최소한 질병청장 때 코로나 수혜주 거래 의혹은 털고 가는 게 기본"이라며 후보자가 주식거래 내역 일부만을 제출했고 그 일부 자료마저 이날 오전 제출해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증인이 단 1명도 채택되지 않은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은 "근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로 배우자와 친척, 증권사 대표, 기업에 이르기까지 증인 요구를 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미애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슨 근거가 없느냐. 질병청장이 코로나 수혜주 거래로 국민적 의혹이 많다"고 항의했고, 여당 의원들은 "발언에 끼어들지 말라"고 고성을 지르며 청문회장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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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이소영 의원 '설전'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정 후보자 배우자의 주식 투자 의혹과 관련해 매수·매도 시기를 포함한 상세 거래내용을 들어 보이며 항의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반박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5.7.18 kjhpress@yna.co.kr
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질병관리본부장·질병관리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배우자의 코로나19 관련 주식 보유 의혹, 배우자 소유의 평택 농지를 둘러싼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의 뜻으로 '코로나 영웅, 의혹 앞에 당당하라!'고 적힌 팻말을 노트북에 부착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같은 의혹 제기를 "근거 없는 의혹", "민생 발목잡기"로 규정하며 맞섰다. 나아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내란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야당의 공격에 여당은 "헌신적인 공직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옹호하며 의료 대란 해법 등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남편은 '팬데믹 개미왕'이란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고, 같은 당 한지아 의원은 정 후보자 배우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거론하며 "편법"이라면서 "국민이 알고 있는 정은경 브랜드에 어긋난다"고 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야당이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려는 건지 그럴듯한 말로 의혹을 만들어내 한 명의 헌신적인 공직자를 모욕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후보자는 지금까지 사회에 헌신적으로 또 무해하게 살아온 분이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억측을 제기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장종태 의원은 "보건의료단체와 환자단체 모두로부터 환영 성명을 받는 이례적인 후보"라고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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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7.18 kjhpress@yna.co.kr
청문회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결국 여야가 강하게 충돌,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불법 계엄으로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했던 윤석열에는 끝없는 쉴드(방어) 치던 분들이 막상 후보자에 대해서는 명백한 증거 없이 의혹만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서 의원은 "교묘하게 일부 사실만 부각하고 실제 맥락과 실체적 사실을 누락시킴으로써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게 인사청문회 취지에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김미애 의원이 "야당 의원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질의하는 것을 트집 잡아야 하느냐. 동료 의원에 대한 존중이 없다"며 "조롱하고 모욕적"이라고 항의하면서 국민의힘 의원 전원과 청문회장을 떠났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의도적인 파행"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병원 갑질' 의혹이 등장하기도 했다.
최보윤 의원은 정 후보자에게 "2023년 7월 국회 보건복지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서울 한 대학병원을 방문해 간호사들의 제지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 신속항원검사만으로 병동에 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입장을 요구했다.
정 후보자는 "면회 원칙 등 지침은 반드시 지켰어야 맞다"라면서도 '유감을 표명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유감을 표명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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