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불교일보) 북두 편집위원= 끝도 없는 치킨게임이 시작된 듯하다. 중국은 보잉 항공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미국은 이에 맞서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칩 수출을 제한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보복이 아닌, 앞으로 90일간 벌어질 미중 간 전략 대결의 서곡에 불과하다.

두 나라의 첨예한 대립은 단순한 무역전쟁을 넘어 정치, 안보, 기술 패권을 둘러싼 전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긴장을 신속히 봉합하고 성장 정책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관세를 주고받는 국면은 결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며,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 국채 금리와 달러 지수의 하락도 이러한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단순한 매크로 지표의 변화가 아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벨기에 등 제3국 계좌를 활용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명시적인 무역 보복 외에도 은밀한 금융 전쟁이 병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장관 베센트와 연준 인사들이 시장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하고 나선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는 연준이 단순한 통화정책 집행 기관을 넘어서, 정치적 상황에 대응하는 정책 행위자로서의 색채를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이 국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이러한 혼란의 시기야말로 저평가된 우량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시장 전저점을 재차 확인할 가능성 또한 열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시장은 다시 한 번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 있으며, 이때는 연준의 긴급 유동성 공급이나 트럼프 재선을 노린 ‘트럼프 풋’이 작동할 여지도 존재한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킴 포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도 "관세가 붙으면 사실상 판매가 안 됐을 애플 제품에 대한 가격 압박이, (상호) 관세 면제로 일부 완화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소비자의 압력에 대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경제적 긴장과 정치적 포퓰리즘이 맞물려 벌어지는 전형적인 패턴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90일, 전 세계는 두 초강대국의 팽팽한 힘겨루기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긴장 속에서도 냉철하게 기회를 읽어내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 위기의 뒤편엔 언제나 기회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