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맹공에 가자서 사흘간 300여명 사망…휴전협상도 재개(종합)
"하마스 60일 휴전·인질9명 석방 제안"…유엔인권대표 "인종청소" 맹비난
英매체 "이스라엘, 협상 결렬시 가자지구 구획 나눠 주민 강제이주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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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가자지구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세 속 불길에 휩싸인 가자지구. 2025.05.18 photo@yna.co.kr
김동호 특파원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공세의 고삐를 쥐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
하마스가 협상을 재개하면서 60일 휴전과 인질 9∼10명 석방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가자지구의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의 맹공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중재국 카타르에서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논의에 새롭게 착수했다.
회담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기드온의 전차'로 불리는 새로운 군사 작전을 단행한 지 몇 시간 만에 시작됐다.
BBC는 팔레스타인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60일 휴전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대가로 인질 9명을 석방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새 제안에 하루 400대의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에 진입하고, 환자를 가자지구에서 대피시키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모든 인질에 대한 생사 확인 등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도 합의가 도출되면 하마스가 10명의 인질 생존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1개월 반에서 2개월간의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그 대가로 약 200∼250명의 팔레스타인 포로를 석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알자디드는 이날 재개된 협상에서 두 달간의 교전 중단이 논의되고 있으며 미국이 이에 개입할 것이 확실하다는 하마스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 타헤르 알누누는 "이번 협상은 양측에서 어떤 전제조건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됐다"며 "모든 쟁점에 대해 대화가 열려 있다"고 전했다.
알누누는 "하마스는 전쟁 종식, (이스라엘의) 철군, 그리고 포로 교환 등 모든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시작하자 카타르의 하마스 대표단이 협상 거부 입장을 바꿔 복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전날 가자지구 재점령과 영토 유지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본격화하자 하마스가 태도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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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남부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탱크 부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스라엘의 공습 강화로 가자지구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지난 15일 이후 사흘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대규모로 사상자를 내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쫓아내려는 '인종청소'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휴전 합의가 며칠 내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은 가자 주민들을 엄격히 통제되는 민간 거주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타임스가 입수한 이스라엘군의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길쭉한 가자 영토에 총 4개의 점령구역을 설치하고 그 중간중간에 총 3개의 민간인 구역을 둘 계획이다.
이스라엘군은 강제 이주 후 주민이 허가 없이 구역을 이동하는 것도 금지할 방침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전날 미국 NBC방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최대 10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에서 리비아로 영구적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계획을 작업 중이라고 보도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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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