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묘적산 자락에 자리한 고찰 묘적사(妙寂寺)는 천년 세월을 품은 도량으로, 불교문화와 호국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명찰이다. 삼국시대 신라 고승 원효대사(617~686)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사찰은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 봉선사의 말사로서 불교와 역사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묘적사는 조선 초기까지 폐허 상태로 머물렀으나, 세종대왕(1397~1450)의 명으로 학열 스님이 180여 칸 규모로 중창하며 새로운 도약을 맞이했다. 「세종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사료에 의하면 묘적사는 한때 남북 군영이 설치되고 무과시험장이 마련되는 등 국가적 기능을 수행했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임진왜란 시기에는 사명대사(1544~1610)가 승군을 훈련시키는 도량으로 활용하며 전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왜군의 거듭된 공격으로 폐허에 가까운 상태에 이르렀고, 이후 수백 년간 명맥만 유지한 채 조용한 세월을 보냈다.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1895년 규오 스님이 산신각을 중건하고 산왕신상을 봉안하면서 묘적사는 다시금 기운을 되찾기 시작했다. 1971년에는 자신 스님이 대웅전과 요사채를 중건하며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묘적사의 도량에는 대웅전과 요사채를 중심으로, 명상수련관과 템플스테이 공간인 향운정, 서암당, 동암당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무영루와 같은 시설을 통해 불교 수행과 대중 참여의 장을 함께 열어가고 있다. 대웅전 내에는 후불탱화를 비롯한 산신탱화, 칠성탱화 등이 봉안되어 불교 전통 회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대웅전 앞에 위치한 팔각다층석탑은 2013년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재이다. 고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탑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팔각형 구조를 지닌 다층 석탑으로, 그 조형성과 역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2015년 보수 과정에서 고려청자 등 45점의 유물이 출토되어 학술적 중요성도 함께 입증된 바 있다.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묘적사는 단순한 불교사찰을 넘어 국난 극복과 승군 양성, 왕실 직속의 비밀조직 운영 등 다층적 역사성을 품은 장소로 전해진다. 역사적 기록과 구전을 통해 묘적사가 비밀리에 왕실 요원을 출가시켜 군사훈련을 시키던 도량이었다는 이야기는 이곳에 ‘호국 도량’이라는 상징성을 더한다.

오늘날 묘적사는 템플스테이와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그 정체성을 확장하고 있다. 천년 고찰의 숨결을 간직한 묘적사는 남양주 지역 불교문화의 상징이자, 조용히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치유의 공간으로서 새로운 시대와도 조화롭게 이어지고 있다.

묘적사의 주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수레로 661번길 174이다. 자연 속의 정적을 따라, 신라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깊은 역사와 불심의 여운을 묘적사에서 경험해보는 것이 어떨까.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

남양주 고찰 ‘묘적사’, 천년의 숨결을 따라 걷다... 사진: 고영섭교수의 문사철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