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불 기자· 칼럼리스트


3분기 들어 글로벌 증시는 통화정책 완화 기대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긴축에서 성장으로의 전환, 관세 합의 마무리, 감세 및 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려운 중장기 과제다. 단기적으로 시장의 시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여부에 집중돼 있으며, 8월 말 잭슨홀 회의에서 관련 신호가 나올 경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제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2일 발표 예정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경로에 제동이 걸리며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발표 전후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2분기 실적 시즌은 엔비디아(NVDA)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종료됐다. 사전에 낮춘 4%대 이익 가이던스 덕분에 실제치는 +11.8%로 기대를 상회했고, 3분기 전망치는 +7.2%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성장 모멘텀은 반도체, 클라우드, AI 중심으로 유지되겠지만, 이미 실적이 상당 부분 반영된 종목의 경우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질 수 있어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IT 기업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여부는 향후 업종 독주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신호가 될 수 있다.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위험 선호가 유지된다는 의미지만, 확대될 경우 기술주의 상대적 매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경기민감주나 방어주로 일부 자금을 분산하는 것이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 된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러 군사 긴장 완화 가능성과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단기 고점 신호로 해석하기도 하는 만큼, 이벤트 직전에는 현금 비중을 일시적으로 높이거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선물·옵션 포지션을 병행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전반적으로 3분기는 금리 인하 기대와 실적 안정성이 결합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금리와 물가, 지정학 이슈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전면적인 공격 투자보다는 선별적 베팅과 리스크 헤지를 병행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성장주는 추세 유지 시 추가 매수하되 분할 매입 원칙을 고수하고,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혼합 편성해 변동성을 완충하며, 단기 이벤트 리스크에는 파생상품을 활용하는 등 공격과 방어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