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ETRI, 리벨리온, 퓨리오사AI와 업무협약


대한민국 반도체 역사의 출발지 대전이 국산 AI 반도체 실증과 확산의 중심지로 새롭게 도약한다.

대전시는 22일 시청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리벨리온, 퓨리오사AI와 ‘국산 AI 반도체 실증 및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324억 원 규모의 국산 AI 반도체 기반 마이크로데이터센터(R&D)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날 협약식에는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 강성원 ETRI 부원장, 김영신 리벨리온 이사,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가 함께 자리했다. 이번 협약은 대전시와 ETRI 컨소시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된 결과다. 사업은 2025년 7월부터 2029년 12월까지 4년 6개월간 진행되며, 국산 AI 반도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데이터센터(MDC)를 개발해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AI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올해 나란히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오른 대표적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리벨리온은 카이스트 출신 박성현 대표가 2020년 창업해 데이터센터용 NPU ‘아톰’, 삼성 4나노 기반 생성형 AI 가속기 ‘리벨 쿼드’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코리아와 합병해 경쟁력을 키웠다. 퓨리오사AI는 서울대 출신 백준호 대표가 2017년 창업해 ‘워보이’, HBM 탑재 2세대 NPU ‘레니게이드’를 선보였으며, 글로벌 빅테크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업은 ETRI가 총괄을 맡고,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케이티엔에프, 젝사젠, 유클리드소프트, 바이오브레인, 대전교통공사, 이노그리드, 광주광역시 등 19개 기관이 공동 참여한다. 협약 다음 날인 23일에는 ETRI에서 착수회의가 열려 세부 추진 계획과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MDC는 대형 데이터센터보다 규모가 작고 설치가 간편하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 응답 속도가 빠르고 보안성이 높으며, 공장·병원·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비용·고효율의 AI 서비스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성원 ETRI 부원장은 “국내 대표 기업들과 함께 국산 AI 반도체 기반 MDC를 개발해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현장 혁신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1989년 대전 ETRI에서 세계 최초 4메가 D램을 개발하며 반도체 역사가 시작된 것처럼, 이번 사업을 통해 대전이 AI 반도체 실증과 확산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K-AI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