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군 철수한 가자시티 복귀…"7천명 소집"
가자시티에 경찰복·사복 입은 복면 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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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가자시티의 하마스 무장 대원들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가자지구 휴전 합의 1단계 발효 이튿날인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시티로 복귀하고 대원들을 소집하는 등 가자지구 통제에 나섰다.

BBC 방송은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이 떠난 지역에 대한 통제를 재확인하기 위해 대원 약 7천명을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또 새 지역 수장 5명을 임명했는데, 모두 군사 활동 경력이 있다. 일부는 무장 대원들을 지휘하고 작전을 감독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하마스는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로 대원을 소집했다. 메시지에는 "우리는 가자지구를 무법자와 이스라엘 협력자로부터 정화하는 국가적, 종교적 의무의 소명에 응해 총동원을 선언한다"고 적혔다.

하마스 무장 대원은 이미 여러 지역에 배치됐다. 가자지구 경찰복을 입은 이도 있고 민간인 복장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전날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지 몇 시간 뒤부터 가자지구 주민 수만명이 하마스 대원들이 감독하는 가자시티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 내무부는 전날 성명에서 경찰력이 가자지구 전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격자 언급과 알자지라 영상 등을 보면 소총을 들고 복면과 '내부 보안'이라고 쓰인 모자를 쓴 남성들이 차량을 검사하는 등 활동하고 있다.

종전 후 가자지구 통치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하마스의 '동원령'은 예측됐지만 하마스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통치체제 구축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단계 구상이 어떻게 출발할지 더 복잡해졌다고 BBC 방송은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엔 하마스를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배제한다.

하마스와 다른 무장 정파들은 10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어떤 외국 후견도 단호히 거부하며 가자지구의 통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내부 문제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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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쪽으로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주민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자지구 내부적으로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서 일했던 한 전직 보안 관리는 "하마스는 바뀌지 않았다"며 "그들은 여전히 무기와 폭력만이 생존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휴전 발효 후 72시간 내로 생존 인질을 모두 풀어준다는 1단계 합의에 따라 석방 시한은 오는 13일 정오다. 하마스가 생존 인질을 먼저 석방하면 이스라엘이 자국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줘야 한다.

이스라엘 법무부가 10일 발표한 수감자 약 250명의 명단에는 팔레스타인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마르완 바르구티, 아흐마드 사다트 등 하마스가 요구해온 고위급 7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정당국은 11일 오후 교도소 2곳에 있는 석방 대상 수감자들을 이송하기 시작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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