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2년간 '납치·감금' 신고 중 100명가량 행방 묘연(종합)
여야 의원들, 현장 국감서 대사관 질타…"제대로 대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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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김현수 대사 대리 (프놈펜=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캄보디아·주베트남·주태국·주라오스대사관 국정감사에서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 대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2 dwise@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강종훈 기자 =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서 납치되거나 감금됐다는 신고 550건 가운데 약 100건가량이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대리는 22일 프놈펜 현지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현장 국정감사에서 "2023년 신고는 20명에 못 미쳤으나 지난해 220명과 올해는 8월까지 330명 등 폭증세"라며 "지난 2년간 신고된 550건 중 450건은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납치·감금 신고 대상자 가운데 100명의 행방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해결됐다고 밝힌 450명은 현지 경찰에 구조되거나 스스로 탈출해 소재가 파악됐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와 감금 범죄가 급증했는데도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한국인 14명을 구출해 송환한 적이 있다"며 "(그동안 대사관이) '구출해도 또 (캄보디아로) 올 거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니 제대로 대처가 안 됐다"고 꼬집었다.

김 대사대리는 "당시 신고를 접수하고 (실종자) 가족과 이미 연락하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고, 김 의원이 "(대사관이) 열심히 했는데 (박 의원이 성과를) 가로챘다는 거냐"고 다시 묻자 "처리하는 과정이었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이날 현장 국감에서는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며 로맨스 스캠(사기)으로 한국에서 120억원대 피해를 낸 한국인 총책 부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인 총책이 여권을 연장하러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왔는데 적색 수배자인 것을 알고도 자수 권유만 했냐"며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당시 (대사관에서 근무한 전임) 경찰 영사는 '우리 국민을 잡아가라고 현지 경찰에 연락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자수만 권유했다고 한다"며 "이후 (총책 부부는) 잠적해서 또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대리는 "당시 경찰 영사는 즉각 체포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총책 부부는) 현재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돼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해결할 방안을 묻자 현지 경찰 영사는 경찰관 3명과 실무관 2명이 업무를 모두 처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인력 증원을 에둘러 요청했다.

그는 "올해 납치·감금 신고 건수가 330건으로 하루에 1.4건 밖에 안되지만 한 건 한 건마다 안내하고 대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감금자가) 구조돼도 2∼3개월 (현지에서) 대기하는 동안 계속 안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김석기 위원장은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했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찰 영사 한두명 추가 파견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느냐.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캄보디아 총리와 직접 통화를 한 적이 있느냐"며 "당장 외교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캄보디아에 와서 (현지 당국자들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 국감은 주캄보디아·주베트남·주태국·주라오스대사관을 상대로 진행됐다.

최근 '고수익 해외 일자리'를 찾는 한국인들이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납치된 뒤 감금되거나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이었으나 2023년 17건을 기록한 뒤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8월까지 330건으로 또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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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질의에 답하는 김현수 대사 대리 (프놈펜=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캄보디아·주베트남·주태국·주라오스대사관 국정감사에서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 대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2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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