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의 탄생…한화 정우주, 3⅓이닝 5K 무실점 '임무 완수'
위력적인 높은 직구로 삼진 유도…PS 선발 데뷔전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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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주 ‘좋은 출발’ (대구=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한화 선발 투수 정우주가 1회 말을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0.22 mon@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오른팔 투수 정우주가 화려하게 가을야구 데뷔전을 마쳤다.

정우주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 3⅓이닝 67구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4㎞까지 나왔고, 직구 43개에 커브와 슬라이더는 각각 12개씩 던졌다.

올 시즌 한화에 입단한 신인 정우주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문동주가 전천후 불펜 해결사로 보직을 옮기면서 4차전 선발 기회를 얻었다.

정규시즌 선발 등판은 단 2경기뿐이었지만, 한화 벤치는 정우주의 빠른 공이면 지친 삼성 타선을 막아낼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그를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주는 이번 시즌 사실상 직구 하나로 상대 타자와 씩씩하게 상대했던 선수다.

커브와 슬라이더를 가끔 던지긴 해도, 구사 비율은 낮았다.

이날 정우주는 변화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리그에서 가장 힘 있는 직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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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한화 정우주 (대구=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4차전. 1회 말 한화 선발 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10.22 mon@yna.co.kr

삼성 타자들은 정우주의 빠른 공에 맥을 못 추고 헛방망이질했다.

정우주는 1-0으로 앞선 1회말 김지찬을 뜬공, 김성윤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구자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여기서 맞이한 상대는 정규시즌 50홈런 타자인 삼성 르윈 디아즈였다.

정우주는 위축하지 않고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회에는 투구 기어를 한 단계 올렸다.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김태훈과 이재현, 강민호까지 3명을 타자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는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난 하이패스트볼이었다.

삼성 타자들은 정우주의 빠른 공에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내고 말았다.

정우주는 3회 선두타자 양도근도 하이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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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주 '한화를 승리로'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정우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10.22 psik@yna.co.kr

1사 후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주자 벤치에서 양상문 투수코치가 올라와 그를 다독였다.

잠시 숨 고를 시간을 가졌던 정우주는 김성윤에게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 병살타로 이닝을 정리했다.

이날 정우주의 강속구만큼 눈길을 사로잡은 건 신인선수답지 않은 표정 관리였다.

정우주는 마치 바둑의 이창호 국수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가 없었다.

삼진을 잡아도, 이닝을 끝내도 참았던 한숨을 내쉴 뿐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3회 김성윤을 병살타로 요리한 뒤에도 큰 표정 변화가 없던 그는 더그아웃 앞에서 환영하는 선배들의 얼굴을 본 뒤에야 긴장이 풀리는지 웃음이 배시시 터졌다.

3이닝 투구로 임무를 100% 완수했던 정우주는 4회에도 등판해 첫 타자 구자욱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3회를 넘어가며 구속이 떨어졌고, 디아즈에게 단타를 맞고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김범수에게 넘겼다.

김범수가 실점 없이 4회를 마치면서, 정우주의 포스트시즌 선발 데뷔전은 무실점으로 남았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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