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예경"…광복80년 맞아 순국선열 기린 진관사 수륙재
진관사 주지 법해스님 "애국심·헌신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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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국행수륙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광복 80년을 맞이한 가운데 불교계는 25일 국가무형유산 진관사 수륙재(水陸齋)에서 독립 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는 이날 서울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수륙재 개건 627주년 기념 2025 진관사 수륙재' 회향식을 봉행했다.

진관사와 ㈔진관사수륙재보존회는 지난달 7일부터 '광복 80년, 온 세상을 비추는 감사의 기도'를 주제로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올려 왔다. 회향식은 49일에 걸친 의식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독립유공자로 포상한 1만8천569여명 중 생존자 5명을 제외한 1만8천564명과 기록이 남지 않은 미발굴 독립유공자의 위패, 진관사 사가독서당에서 연구하며 한글 창제에 기여한 집현전 학사 6명의 위패를 봉안했다.

특히 독립운동가이며 진관사에 머물기도 했던 백초월 스님의 증손 백외식 씨가 스님의 위패를 직접 봉안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진관사에서 발견된 일장기를 덧칠해 만든 태극기를 거론하고서 "이 태극기에 담긴 호국과 자주의 뜻을 기리고,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신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들의 넋 앞에 다시금 머리 숙여 예경(禮敬)을 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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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수륙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우스님은 이어 "국행수륙재는 그 역사성과 장엄한 의례를 바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수륙재가 단지 한국 불교의 의례를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비와 평등, 화합과 상생을 구현하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진관사수륙재보존회 이사장인 진관사 주지 법해스님은 인사말에서 "순국선열의 애국심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과 우리가 있다"며 "종교와 이념, 세대와 지역이 달라도 오직 민족애로 조국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오늘 우리가 이분들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것은 내일을 여는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수륙재는 이날 낮재에 이어 26일 밤재를 봉행한 뒤 대단원을 맞이한다.

수륙재는 물과 육지의 홀로 떠도는 귀신들과 아귀(餓鬼)에게 공양하는 불교의 가장 큰 재다. 진관사 수륙재는 2013년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로 지정됐다.

이번 회향식에는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과 진관사 회주 계호스님 등 불교계 주요 인사와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진 광복회 부회장,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김우영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주한 외교사절 등이 함께 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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