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일 맞춰 日기업 투자후보 공개…총 575조원 규모(종합)
에너지·AI인프라·중요광물 분야…트럼프 "미일, 많은 배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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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 로고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상현 경수현 특파원 = 일본과 미국 정부가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맞춰 일본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미국 사업 목록을 공개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미일 간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일본 기업이 미국 투자에 관심 있는 분야는 크게 에너지, 인공지능(AI)용 전원 개발, AI 인프라 강화, 중요 광물 등 4가지다.

일본 기업의 투자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사업 규모는 총액 4천억 달러(약 575조원)에 이른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전했다.

대미 투자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전기, 소프트뱅크그룹 등 10곳을 넘는다.

규모가 가장 큰 프로젝트는 웨스팅하우스, GE버노바·히타치(GVH)의 에너지 관련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각각 1천억 달러(약 144조원)이다.

웨스팅하우스 사업의 경우 AP1000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에 미쓰비시중공업, 도시바, IHI가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GVH의 SMR 건설에는 히타치가 관심이 있다. GVH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히타치가 합작해 설립했다.

일본은 지난 7월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에 5천500억 달러(약 791조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양국 정부는 팩트시트에서 "미일 정부가 9월 4일 서명한 5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 양해각서 대상이 되는 안건을 포함해 향후 공급망 강화에 이바지할 여러 사업상 대응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투자할 곳은 미국 상무부 장관이 의장을 맡고 미국인으로만 구성된 투자위원회가 검토하며 아직 투자처는 한 곳도 결정되지 않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전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인터뷰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액 절반 이상은 전력, 에너지 개발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팩트시트에 포함된 사업 중 일부에 일본 기업이 참여할 경우 이는 대미 투자액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산업성은 팩트시트에 대해 사업에 관심을 나타낸 기업을 열거한 것으로 투자 실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들 프로젝트 투자에 관심을 보인 일본 기업의 경영인들을 초대해 문서 서명식을 열었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비롯해 히타치제작소, 파나소닉,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등 경영인이 참석했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서명 행사 후 "미일 간 훌륭한 관계의 시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조선업 능력 확대를 위한 협력 각서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함께 승선한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서 미국과 일본이 조선업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요타자동차도 미국 전역에 대략 100억달러(약 14조3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들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도요타자동차의 투자는 '미일 간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에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손정의 회장 등 기업인을 만나 기념 촬영하고만찬 연설에서는 "작년 11월 대선부터 우리는 자금을 끌어들였고 앞으로도 많은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NHK는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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