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3천500년 역사 약탈 문화재 이집트에 무상 반환
'아랍의 봄' 혼란 틈타 불법 반출…네덜란드 총리 "상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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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돌려줄 예정인 3천500년 전 고대 이집트 유물 [네덜란드 정보·문화유산조사청(Information and Heritage Inspectorate).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네덜란드 정부가 이집트에서 약탈된 고대 중요 문화재를 이집트에 대가 없이 반환하기로 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더치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지난 2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난 직후 3천500년 전 제작된 고대 이집트 유물을 돌려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유물은 공격적인 군사 정벌 등을 통해 대제국으로서의 기틀을 다져 '이집트의 나폴레옹'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투트모세 3세 시절 고위 관리의 얼굴을 묘사한 석상으로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혼란기인 2011∼2012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이 유물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석상은 2022년 네덜란드 동부 마스트리흐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를 거래하려던 중개인은 이 석상이 이집트에서 불법으로 반출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한다.
스호프 총리는 반환이 대가 없이 이뤄지는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번 조치는 상징적인 행위로, 엘시시 대통령이 크게 기뻐했다"고 밝혔다.
그는 "엘시시 대통령이 이런 (약탈)문화재를 회수하고, 불법 거래에 맞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문화부는 올해 말까지 네덜란드 주재 이집트 대사에게 이 유물을 인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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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박물관 공식 개관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네덜란드가 반환하는 문화재는 최근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이집트 대박물관'에 전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유명한 기자 지역에 위치한 이집트 대박물관은 단일 문명에 헌정된 세계 최대 고고학 시설로, 20년간 건설 끝에 개관했으며 이집트 6천년 역사를 망라하는 유물 10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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