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개 항모 시대' 개막…전자기 사출기 탑재 푸젠함 취역(종합)
하이난서 취역식…시진핑, 항모 탑승해 사출시연 참관

'美 해양 패권에 도전' 中해군의 중대한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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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호 항공모함 푸젠함 [신화·AP=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권수현 권숙희 기자 =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취역했다.

중국 항모로는 처음으로 전자기식 캐터펄트(사출기)를 장착한 푸젠함의 취역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항모를 보유하며 대양 해군 국가로 지위를 굳히게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5일 오후 중국 남부 하이난성 싼야의 한 군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푸젠함의 취역 및 부대 군기 수여식이 열렸다고 7일 보도했다.

2022년 6월 진수된 푸젠함은 중국이 자체 설계·건조한 첫 사출형 항모다. 배수량은 8만여t이고 총길이는 316m, 폭은 76m로 J(젠)-35 스텔스 전투기, J-15 전투기 등을 탑재한다.

푸젠함은 1호 항모 랴오닝함과 2호 항모 산둥함의 스키점프대 함재기 이륙 방식이 아닌 전자기식 캐터펄트 방식을 채택했다. 전자기식 캐터펄트 장치를 갖춘 항모는 미국 제럴드 R. 포드함에 이어 푸젠함이 세계 두 번째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항모 갑판에서 함재기를 급가속해 곧장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한된 시간에 더 무거운 기체를 더 많이 이륙시킬 수 있다.

푸젠함의 취역으로 중국은 미국(11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 척의 항모를 보유하며 더 광범위한 해상 작전 능력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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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 3호 항모 푸젠함 취역식·군기 수여 [신화통신=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푸젠함 취역은 미국의 해양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 해군의 계획에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물론 태평양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오려 항모 전력 증강에 힘쓰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4개의 항모전단을 꾸려 미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대양 해군을 육성하고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공모함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 주석은 푸젠함의 사출 시연을 지켜본 뒤 직접 사출버튼을 눌러보기도 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취역식에서 시 주석은 부대원과 항모 건조 부문 대표 등 2천명이 항구에 도열한 가운데 인민해방군기인 '8.1군기'를 함장에게 수여했다.

취역식 후 직접 푸젠함에 오른 시 주석은 항모 건조 과정 관련 업무 보고를 받고 전투 능력과 전자기 사출 시스템 구축·운용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J-35, J-15T 등 신형 함재기가 늘어선 갑판에서 전투기 조종사들과 대화했으며 함재기 사출 발사 과정 시연을 지켜봤다.

시 주석은 관제탑에 올라 비행 지휘와 이착륙 운영 상황을 살피고 항해 일지에 서명했으며, 사출 종합관제소에서 작업 과정을 참관했다. 그는 또한 사출기에 함재기가 탑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출 버튼을 직접 눌러 기기 움직임을 살펴봤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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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젠함 [중국 국가국방과기공업국 위챗 영상. 재판매 및 DB금지]

시 주석은 부대원들을 격려하면서 전문기술과 전투 능력을 끊임없이 향상해 푸젠함의 전투 역량 구축에 기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취역식에는 안보라인 수장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공식 서열 5위), 장궈칭 국무원 부총리 등이 참석했으며 장성민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진행을 맡았다.

행사에는 또한 중국군 남부전구, 해군, 하이난성 등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푸젠함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취역했다.

대만은 양안(중국과 대만) 분쟁이 발생할 경우 푸젠함이 대만에 '실질적 위협'을 가할 것을 우려한다. 푸젠함이라는 이름도 대만을 바로 마주 보고 있는 중국 푸젠성에서 따온 것이다.

앞서 이날 홍콩 성도일보 등은 시 주석이 하이난을 방문한 가운데 싼야 해사국이 지난 4∼6일 남중국해 일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이유로 선박 통행을 금지했다면서 시 주석의 푸젠함 취역식 참석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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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젠함 취역식 후 부대원들과 기념촬영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출처: 신화통신 홈페이지]

대만의 군사전문가인 뤼리스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젠함 옆에 취역식 관람대 설치가 이미 완료됐고 관계자들이 리허설 중"이라고 올렸다. 이어 6일에는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푸젠함은 이미 어제(5일)에 정식으로 군에 편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국방과기공업국은 6일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푸젠함이 항행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항공모함이 취역할 때마다 최고 지도자가 참석해왔다.

2012년 9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다롄에서 취역했을 때는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이 취역식에 참석해 함상 시찰을 했다.

2019년 12월에는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하이난 싼야에서 해군에 인도될 때 시 주석이 취역식에 참석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전날 오전 하이난 싼야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뒤 "하이난 자유무역항의 전면 개방이 12월 18일 정식으로 시작된다"라면서 "이는 중국이 확고하게 고수하는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 확대와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 추진을 상징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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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에서 업무보고 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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