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조태용, 尹탄핵 막으려 홍장원 진술 공격" 판단
국힘에 CCTV 공개·국회 증언 등으로 洪에 반박

정치 관여 금지 위반·직무유기·위증 등 혐의 적용

X
내란특검 출석하는 조태용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2ㆍ3 비상계엄 전후 상황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0.15 cityboy@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이밝음 기자 =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진술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시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의 구속영장에서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의 체포조 주장 등에 의문을 제기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날 조 전 원장에 대해 ▲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 직무 유기 ▲ 위증 ▲ 증거인멸 ▲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 국회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전 차장은 그동안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과 국회 등에서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포함된 체포조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전 원장은 홍 전 차장 동선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근거로 들면서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홍 전 차장 진술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 우선 제공하고,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로 증언한 행위 등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라고 봤다.

홍 전 차장의 체포조 증언을 계기로 계엄 당일 상황이 드러나고 윤 전 대통령 탄핵 절차가 시작됐는데, 이를 막기 위해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X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국민의힘 측에 홍 전 차장의 행적을 보여주는 CCTV 영상을 우선 제공하고, 본인 동선이 담긴 CCTV를 제출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요구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절한 것이 정치 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이 CCTV 영상을 근거로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공격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알면서도 영상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으로부터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행위가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조 전 원장이 국회와 헌재에 출석해 계엄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홍 전 차장의 주장을 반박하고, 유사한 취지의 서면 답변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위증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조 전 원장이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했다는 혐의(증거인멸)도 영장에 포함됐다. 홍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과 통화 내역을 공개한 이후 조 전 원장과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간 통화가 이뤄졌고, 이후 비화폰 기록이 삭제됐다.

조 전 원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심리는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brig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