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옥, 프로배구 여자부 최초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 대기록
흥국생명전서 작성…남녀부 통틀어 여오현 코치 이어 역대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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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중앙)의 600경기 출전 기념 촬영 [촬영 이동칠]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코트에 오를 때마다 한국 프로배구 역사를 새롭게 쓰는 '최리'(최고 리베로) 임명옥(39·IBK기업은행)이 이번에는 '철인'으로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
코트의 '살아 있는 전설' 임명옥은 7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25-202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리베로로 이름을 올렸다.
직전 경기까지 정규리그 599경기에 출전했던 임명옥은 여자부 최초 600경기 출장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정규리그 600경기 이상 출전 기록은 남녀부를 통틀어 직전까지 같은 팀의 여오현 코치가 선수 시절 작성한 625경기가 유일했다.
불혹을 앞둔 임명옥은 한국 여자 배구의 대표적인 '신기록 제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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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리베로 임명옥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지난 달 31일 정관장과 경기에서 디그 25개를 기록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역대 처음으로 통산 1만1천500디그를 돌파했다.
임명옥은 현재 1만1천526디그를 기록하며 경기에 나설 때마다 V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이 부문 남자부 최고 기록 보유자인 여오현 코치의 통산 디그가 5천219개인 걸 고려하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아울러 개인 통산 수비 성공 1만8천389개와 리시브 정확 6천863개로 이 두 부문 역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프로 원년 KT&G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데뷔한 39세의 임명옥은 22시즌째 뛰고 있다.
그는 2010-2011시즌과 2013-2014시즌 수비상을 받았고, 2019-2020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여섯 시즌 연속 베스트7 리베로상을 수상했다.
지난 시즌 수비 1위(세트당 7.326개)와 디그 1위(세트당 5.113개), 리시브 효율 1위(50.57%)로 활약해 여섯 시즌 연속 베스트7 리베로로 뽑혔던 그는 올 시즌도 맹활약 중이다.
그는 수비 부문(세트당 7.6개)과 리시브 부문(효율 46.9%), 디그 부문(세트당 6.1개) 등 3개 부문 모두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는 2024-2025시즌 종료 직후인 올해 4월 29일 현금 트레이드로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기업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통산 여섯 번째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도, 원소속팀 도로공사와 종전 연봉 3억5천만원에서 2억원이 삭감된 1억5천만원(연봉 1억원+옵션 5천만원)에 사인한 뒤 계약 후 즉시 트레이드로 기업은행으로 옮겼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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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으로 현금 트레이드된 임명옥 [IBK기업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2015-2016시즌부터 10년간 뛰며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던 그로선 친정팀에 서운함이 남을 수밖에 없는 트레이드였다.
그는 지난달 도로공사를 상대한 여수·농협컵(컵대회) 결승에서 3-1 승리와 우승에 앞장서면서 아쉬움을 다소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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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하는 IBK기업은행의 임명옥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600경기 출전을 앞둔 인터뷰에서 "단순히 오래 뛰어서 이룬 기록이 아니라 부상 없이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면서 이뤄낸 기록이라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앞으로 많은 후배가 몸 관리를 잘하고, 기량 유지 잘해서 내 기록을 뛰어넘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 프로배구사를 새롭게 쓰는 임명옥의 세월을 잊은 기록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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