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제네바 종전협상 앞두고 모스크바 인근 발전소 공습
주민 수천명 난방 끊겨…모스크바 주변 대형 전력 인프라 타격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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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러시아 샤투라 발전소 주변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평화 계획을 논의하는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 지역을 공습했다.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주의 한 열병합발전소를 공격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으며, 주민 수천 명의 난방 공급이 끊겼다고 러시아 당국이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드론은 크렘린궁에서 동쪽으로 약 120㎞ 떨어진 샤투라 지역에 있는 샤투라 발전소를 공격했다. 텔레그램 등에 올라온 현장 영상에는 밤하늘로 치솟은 불덩이와 검은 연기가 포착됐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주지사는 "일부 드론은 방공군이 격추했지만, 몇 대는 발전소에 구역에 떨어졌고,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 전력이 가동됐으며 기온이 영하권이어서 지역에 이동식 난방 장비가 투입되고 있다"며 "난방 공급을 신속히 복구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전력·난방 시설을 집중 타격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정유 시설과 송유관 파괴에 주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점령지와 우크라이나 인접 러시아 지역의 전력·난방 시설을 주로 공격했으나, 지금까지 인구 2천200만명 이상인 모스크바와 그 주변 지역의 대규모 인프라에 큰 피해를 준 적은 없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본토 내륙에 있는 발전소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규모 공격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샤투라 발전소는 러시아에서 오래된 발전소 중 하나로, 지금은 주로 천연가스를 연료로 가동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드론 7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중 36대는 흑해 상공에서, 일부는 모스크바주 상공에서 각각 격추했다.
한편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대표단은 이날 제네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28개 항목의 평화 구상안 초안을 두고 논의에 들어간다.
이 평화 구상안에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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