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롤러코스터 장세, 변동성의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는 법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시 거센 변동성의 흐름 속으로 들어섰다. 이번 주 내내 이어진 롤러코스터 장세는 오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고환율 부담, 버블 논란, 그리고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여전히 빠르지만, 이러한 수급만으로 오늘의 장세가 매끄럽게 흘러갈 것이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의 견고한 매출 전망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AI에 대한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을 압박했다. 그 결과 다우존스 지수는 5주 만에, 나스닥 100 지수는 2개월 만에 각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술주의 과열 논란과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이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3% 이상 폭락하며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지난달 최고치 대비 31% 하락하며 6주 연속 급락했다. 투기 자산 전반에 대한 경계감이 강화되며 위험관리 성향이 급격히 높아지는 분위기다.
고용 지표 또한 방향성을 헷갈리게 만든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 9천 명 증가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노동시장의 체력이 여전히 건재함을 시사했다. 반면, 실업률은 4년 만의 최고치인 4.4%를 기록해 노동시장의 둔화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 시간당 평균 임금 역시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며 연준의 정책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리 인하 전망은 엇갈린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와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제시한 반면, 골드만삭스의 케이 하이그는 “실업률이 노동 시장 둔화를 반영하는 만큼 12월 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분석의 혼선은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며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은 언제나 미래를 선반영하며 흔들린다. 그러나 지금 당하는 일, 지나간 일을 오래 마음에 담아두는 것은 투자자에게 오히려 짐이 된다. 법정 스님이 말했듯 “저절로 오도록 맡겨두고 저절로 가도록 내버려 두는” 태도는 시장을 대하는 데도 유효하다. 지나친 감정 개입을 줄이고 오늘의 흐름, 지금의 리스크, 현재의 대응에 집중하는 것—그것이 변동성 시대의 올바른 투자 자세다.
시장 파도는 여전히 거세다. 그러나 중심을 잡는다면, 그 흐름 속에서도 기회는 분명히 존재한다. 오늘 하루의 시장에 차분히 집중하시길 바란다.
학불 기자,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