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성공을 바란다면…식탁 문화부터 공들여야"
신간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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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도학습 하는 아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퓰리처상을 받은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예일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수전 도미너스는 어린 시절 친구네 집에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 집에는 친구를 포함해 세 아이가 있었는데, 모두 부엌 옆방에 있던 텔레비전에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 있는 TV를 왜 보지 않는지 어린 마음에 신기했다고 한다.

더 신기한 건 식사 자리였다. 친구 아버지는 밥을 먹는 동시에 특정 사안을 자식들에게 물어보며 대답을 유도했다. 심지어 수학 문제를 내기도 했다. 아이들은 암산으로 문제를 후다닥 풀어야 했다. 수전의 집과 너무 다른 풍경이었다. 수전에게 부모님이 요구한 건 딱 2가지. 접시를 깨끗이 비울 것과 입을 다물고 씹으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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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대통령 [EPA=연합뉴스]

소녀는 자라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됐고, 무엇보다 엄마가 됐다. 자녀 교육에 진심인 그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으면서 가정 교육이란 무엇인지에 관해 고민했다.

가령,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비서였던 에벌린 링컨의 회고록 '존 F. 케네디와의 12년'에서 "탐구심과 진실을 파악하려는 태도는 어린 시절 가족 식사 자리에서 받은 훈련의 영향인 것 같다"는 구절을 읽었을 때, 영국의 가장 유명한 자매라 할 수 있는 '브론테 자매'의 삶을 다룬 책을 읽을 때가 그랬다. 특히 3명의 천재적인 문필가가 어떻게 한 가정에서 나올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결론은 아버지 덕이 컸다는 것. 패트릭 브론테는 아내를 잃었지만, 역경을 무릅쓰는 사람이었다. 강인한 체력을 타고나서 아내뿐 아니라 여섯 자녀보다도 더 오래 살았고, 아이들을 바르게 키워냈다. 이런 아빠는 비록 바깥세상에서 명성을 얻지 못했을지라도 가족 내에서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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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신간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식탁'(어크로스)은 자녀를 어떻게 키울지에 관심이 많은 수전 도미너스가 직접 성공한 집안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성공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미국 법조계·정치계를 이끈 무르기아 가족,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융합) 분야에서 이름을 남긴 워치츠키 가족 등 여섯 가족을 취재한 결과를 담았다.

저자에 따르면 이들 가정에선 몇몇 공통점이 발견됐는데,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대담함의 문화"다. 이들 가족은 "자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거나,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거나, 세계 기록을 깰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맹모삼천(孟母三遷)의 지혜'(자녀가 고학력 롤모델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보라. 대학도시나 혁신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에 거주하는 것을 고려하라)도 있고, 성공의 대가인 희생과 감정적 고통에 관한 것도 있다.

이 밖에도 지원하되 간섭은 최소화하면서 아이가 의미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부모의 태도와 더불어 유전, 환경, 운의 상호작용도 자녀의 성공에 한몫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김하현 옮김. 488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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