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매직' 기업은행 vs '김종민 최다승' 도로공사 리턴매치
14일 김천서 3라운드 대결…'2연패' 기업은행 설욕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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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오현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왼쪽)과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여자 프로배구에서 7연패 후 4연승을 달리는 IBK기업은행과 연승 행진을 재개하며 선두를 질주하는 한국도로공사의 상승세가 정면충돌한다.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는 주말인 14일 오후 4시 도로공사의 안방인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3라운드 대결을 벌인다.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선 도로공사가 2전 전승을 올리며 웃었다.

기업은행은 10월 28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1라운드 홈경기에서 도로공사에 1-3으로 패했고, 11월 19일 2라운드 안방 경기에서도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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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 장면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 패배는 기업은행 7연패 굴욕의 시작점이었고, 두 번째 패배는 7연패 중 여섯 번째였다.

7연패 부진 기간에 도로공사가 기업은행에 2패를 안겼다.

도로공사는 파죽의 10연승을 달리다가 3일 흥국생명전에서 2-3 패배를 당했지만, 정관장과 흥국생명을 차례로 꺾고 2연승 중이다.

4연승 중인 6위 기업은행과 연승 행진을 다시 시작한 1위 도로공사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도로공사보다 기업은행의 스토리가 더 극적이다.

기업은행은 7연패 수렁에 빠진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김호철 전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한 후 여오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자 마법을 부리듯 4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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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와 하이파이브 하는 여오현 기업은행 감독대행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오현 감독대행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뛴 외국인 주포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과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던 아시아쿼터 알리사 킨켈라(등록명 킨켈라)의 로테이션 위치를 바꾼 게 신(神)의 한 수였다.

킨켈라와 수비가 불안한 같은 왼쪽 날개 공격수 육서영의 커버 범위가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되 대신 '최리'(최고 리베로) 임명옥의 수비 범위를 넓혀 킨켈라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됐기 때문이다.

'여오현 매직'이 효과를 발휘한 기업은행은 7연패 부진에서 벗어난 건 물론 4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4연승의 숨은 주역인 임명옥은 "(김호철 전 감독 사퇴 결심의 계기가 됐던) 지난 달 19일 도로공사전 0-3 패배 후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면서 "7연패 시작이 된 첫 패배를 안긴 도로공사와 이번 3라운드 대결에선 꼭 이기겠다"며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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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하는 기업은행의 리베로 임명옥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 시즌 '1강' 입지를 굳힌 도로공사는 11일 흥국생명전 3-2 승리로 사령탑인 김종민 감독이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김종민 감독은 통산 157승(142패)째를 올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전 기업은행 감독)과 여자부 감독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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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지시하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왼쪽)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로공사가 14일 기업은행과 안방 대결에서도 승리한다면 김종민 감독으로선 여자부 사령탑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한다.

도로공사는 삼각편대인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와 강소휘,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이 7개 구단 최강 공격력을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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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후 기뻐하는 도로공사의 강소휘(중앙)과 타나차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번갈아 '코트 사령관'을 맡는 이윤정과 김다은이 경기를 조율하고, 김세빈과 신인 최대어 이지윤에 부상에서 복귀한 베테랑 배유나가 지키는 중앙도 든든하다.

시즌 12승2패(승점 33)를 기록 중인 도로공사는 기업은행과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2위 현대건설(승점 26·8승6패)과 간격을 더 벌리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

'여오현 매직' 효과를 보는 기업은행과 김종민 감독이 여자부 사령탑 최다승에 도전하는 도로공사 중 어느 팀이 승리할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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